15년에 걸친 노력 끝에 중국이 12·11 WTO에 공식 가입하게 되었다. 이미 세계 제7위의 수출국인 중국이 무역장벽을 낮추고 시장을 개방하게 되면 세계경제는 새로운 성장의 힘을 얻게 될 것이 분명하다. 거기다가 대만이 예정대로 내달에 WTO에 가입하게 되면 2010년에는 전세계 총생산이 거의 2% 증가하고 국제무역도 약 3%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으로 인한 경제적 혜택은 골고루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얻은자와 잃은자로 나뉘어 질 것인지, 중국효과를 놓고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고 있다.
●중국의 두 얼굴
중국은 초대형 시장이면서 동시에 생산대국이다. 전세계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열심인 한편, 중국 역시 막강한 저가공략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진입하는 중이다. 지난 해 중국으로 유입된 해외직접투자는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3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전의 상황을 그대로 뒤바꾼 것이다. 저렴하고 풍부한 양질의 노동력으로 외국인 투자를 끌어 들였던 동남아 국가들의 장점이 빠른 속도로 중국쪽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수출공세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경쟁국들을 제치고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한때 국내 내수시장 1위였던 삼천리 자전거가 중국산 제품에 밀려 크게 위축됐다. 기술이 중국보다 10년은 앞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제품가격이 무려 30~40%나 저렴하다 보니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수출품이 중국은 470여개나 되는데 한국은 70여개에 불과하다는데서 중국의 수출력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한국제품이 저렴하다는 생각을 가지던 시대는 지났다. 게다가 중국산 제품이 나날이 향상되면서 한국은 자체 시장에서 조차 위협을 받고 있다. 한국은 저가 공세의 주인공에서 희생자로 변한 셈이다.
이미 나온 얘기지만 한국은 기술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가격을 놓고 중국과 맞붙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면서 낙후된 산업을 과감히 털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첨단산업에서도 중국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마음을 놓을 형편이 못된다. 1991~97년 사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중 상위 5대 품목은 주로 곡물 그리고 석탄류 등이었으나 1998년부터는 이들 품목의 구성이 현저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한때는 중국이 최대 수입국이었던 반도체와 컴퓨터 부품이 1999년부터는 한국의 중국 수입 5대 품목중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과연 한국이 중국보다 더 빨리 뛸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산업구조개혁의 호기
중국은 분명 아시아지역의 경제지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힘을 지닌 경제대국이다. 이로 인해 주변국들이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아직 시기상조다. 그렇다고 중국의 WTO가입 이후 나타나게 되는 경제적 혜택에 대한 낙관론 역시 성급한 것일 수도 있다. 주변국들에게 '지킬'과 '하이드'의 두 얼굴을 가진 중국은 기회이자 위기이다. 문제는 이런 중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우선 중국의 WTO가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 모두가 새로운 현실에 재빨리 적응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실패로 야기된 문제들을 중국 탓으로 돌리기 보다 좀 더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개혁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들은 중국에 없는, 중국 전문가들이 따라오려면 수년은 걸릴 세계 정상급의 서비스 기술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나 기업 모두 중국의 질풍노도식 공세에 불안해 하기보다 그 동안 미뤘던 구조개혁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 21세기 한국경제의 운명은 중국의 도전에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인석 (인천발전연구원장)>
●중국의 두 얼굴
중국은 초대형 시장이면서 동시에 생산대국이다. 전세계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열심인 한편, 중국 역시 막강한 저가공략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진입하는 중이다. 지난 해 중국으로 유입된 해외직접투자는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3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전의 상황을 그대로 뒤바꾼 것이다. 저렴하고 풍부한 양질의 노동력으로 외국인 투자를 끌어 들였던 동남아 국가들의 장점이 빠른 속도로 중국쪽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수출공세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경쟁국들을 제치고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한때 국내 내수시장 1위였던 삼천리 자전거가 중국산 제품에 밀려 크게 위축됐다. 기술이 중국보다 10년은 앞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제품가격이 무려 30~40%나 저렴하다 보니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수출품이 중국은 470여개나 되는데 한국은 70여개에 불과하다는데서 중국의 수출력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한국제품이 저렴하다는 생각을 가지던 시대는 지났다. 게다가 중국산 제품이 나날이 향상되면서 한국은 자체 시장에서 조차 위협을 받고 있다. 한국은 저가 공세의 주인공에서 희생자로 변한 셈이다.
이미 나온 얘기지만 한국은 기술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가격을 놓고 중국과 맞붙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면서 낙후된 산업을 과감히 털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첨단산업에서도 중국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마음을 놓을 형편이 못된다. 1991~97년 사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중 상위 5대 품목은 주로 곡물 그리고 석탄류 등이었으나 1998년부터는 이들 품목의 구성이 현저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한때는 중국이 최대 수입국이었던 반도체와 컴퓨터 부품이 1999년부터는 한국의 중국 수입 5대 품목중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과연 한국이 중국보다 더 빨리 뛸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산업구조개혁의 호기
중국은 분명 아시아지역의 경제지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힘을 지닌 경제대국이다. 이로 인해 주변국들이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아직 시기상조다. 그렇다고 중국의 WTO가입 이후 나타나게 되는 경제적 혜택에 대한 낙관론 역시 성급한 것일 수도 있다. 주변국들에게 '지킬'과 '하이드'의 두 얼굴을 가진 중국은 기회이자 위기이다. 문제는 이런 중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우선 중국의 WTO가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 모두가 새로운 현실에 재빨리 적응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실패로 야기된 문제들을 중국 탓으로 돌리기 보다 좀 더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개혁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들은 중국에 없는, 중국 전문가들이 따라오려면 수년은 걸릴 세계 정상급의 서비스 기술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나 기업 모두 중국의 질풍노도식 공세에 불안해 하기보다 그 동안 미뤘던 구조개혁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 21세기 한국경제의 운명은 중국의 도전에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인석 (인천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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