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63·여·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씨는 일어나자 마자 손수건을 찾는다. 집안에서도 항상 손수건을 손에 들고 다니고, 특히 외출할 때는 주머니에 예비 손수건을 넣고 다닌다. 기쁘거나 슬픈 일도 없는데 눈물이 끊임없이 뺨으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이를 닦아내기 위해서다.
“언제부턴가 눈물이 계속 흘러내려 이를 닦아내느라 몸시 불편해요. 그러다가 가렵고, 어떤 때는 눈이 터질듯 아프다가 괜찮아져요. 이 것도 병인가요.”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이 같은 '눈물분비과다' 증상은 크게 두가지 질환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눈물분비과다증'으로 명명된 질환인데, 이는 각막질환, 안구내질환, 알러지성질환 등 눈물의 반사적 분비를 초래하는 질환이 그 원인이다. 이 질환도 눈물이 뺨으로 흘러내리거나 눈꺼풀의 염증을 동반하게 된다. 그러나 이 질환은 순수한 눈물(지속성 눈물)이 흘러내리기 때문에 눈물이 흐른 뒤 눈이 빡빡해지면서 안구 통증이 오는 증상은 미세하다.
다른 하나는 '눈물배출장애', 즉 눈물흘림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는 눈물이 배출되는 기능이 저하되거나 눈물길이 막혀서 일어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눈물은 안구를 적신 뒤 상하누점을 통해 누소관, 누낭, 비루관을 거쳐 코로 배출된다. 그러나 눈물길이 막히거나 누낭으로 눈물이 들어갈 수 있도록 압력을 높여주는 안륜근의 기능이 저하될 경우 눈물이 코로 배출되지 못하고, 눈에 고였다가 눈꺼풀 밖으로 끊임없이 흘러내리게 된다.
특히 이 때 흘리는 눈물은 지방, 물, 점액 등으로 구성돼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지속성 눈물이 아니라 물로만 구성된 자극성 눈물로 눈을 보호하는 지속성 눈물을 씻겨내려 눈이 빡빡해지면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 질환은 안륜근의 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되거나 지속성 눈물이 줄어들면서 자극성 눈물이 많이 나오는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그러나 앞서 이모씨가 “이 것도 병인가요”라고 반문했듯 대부분의 노인들이 이 질환을 '병'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나이가 들어 그럴거야”라고 방치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치료법으로는 막힌 눈물길을 뚫어주는 '부지법'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다시 막히게 되고 여러 번 부지법을 시행할 경우 이 것에 의한 손상으로 눈물길이 더욱 망가지기 때문에 한 번 정도 진단 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부지법을 시행했는데, 눈물흘림증이 계속 나타난다면 그 정도에 따라 눈물길에 관을 끼워 넣거나 아예 눈물길을 새로 만드는 수술을 해야 한다.
예방법으로는 40대를 전후해 인체기능이 퇴화되는 나이에 접어들면서 정기적인 눈검사를 통해 이 같은 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조기 치료시 이 같은 질환은 더 이상 발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눈물을 흘린 뒤 눈이 빡빡해지거나 통증이 오는 노인들은 자극성 눈물이 흘르기 때문인데, 눈물이 많이 나오더라도 눈을 보호하는 '인공누액'을 계속 넣어주면 눈물이 많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밖에 외출을 가급적 삼가고, 외출시 보안경 착용 등으로 외부자극을 줄이는 것도 생활의 지혜다. 〈자료제공:한규헌 수원이안과 원장, 031-243-1345)
[증상별 노인질환] 2. 눈물분비 과다증상
입력 2004-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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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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