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연출 정을영)은 김수현 작가가 '부모님 전상서' 이후 4년 만에 집필하는 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 '내 사랑 누굴까' '부모님 전상서' 등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을 가슴 찡한 눈물과 통쾌한 웃음으로 버무렸던 김수현 작가의 코믹 가족극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주말 안방극장 평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김 작가와 정을영 PD가 다시 한번 손을 잡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미 '목욕탕집 남자들' '불꽃' '내사랑 누굴까' '부모님 전상서' '내 남자의 여자' 등의 히트작들을 함께 만들어왔다.
연출자뿐만 아니라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출연했던 관록의 연기자들도 다시 한배를 탔다. '목욕탕집 남자들'의 대발이 아버지 이순재가 할아버지로서 이번 드라마에서 인물 관계도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다.
백일섭과 강부자는 이순재의 이란성 쌍둥이 남매로 등장한다. 제목 '엄마가 뿔났다' 속 엄마라고 할 수 있는 김혜자는 백일섭의 부인이다.
이 부부 사이에서 엄마를 뿔나게 하는 삼남매로 아이 딸린 이혼남과 연애하는 노처녀 변호사인 장녀 신은경, 연상의 연인이 벌써 만삭인 말썽꾸러기 장남 김정현, 부잣집 아들과 교제해 결혼 문제로 엄마 속을 썩이는 이유리가 있다.
'엄마가 뿔났다'는 이들을 중심으로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함께 살아가면서 맞게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밝게 그릴 드라마.
23일 오후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엄마가 뿔났다' 제작발표회에서 소개된 영상에는 극중 김정현의 애인인 김나운의 출산 장면이 방영됐다. 아들을 낳은 뒤 어머니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뻐 소리치는 아들을 뒤로 하고 김혜자가 쓸쓸히 병원을 나오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강부자는 "'나쁜 자식, 그래 어디 잘 키워봐라'라면서 돌아서는 어머니의 축 처진 어깨와 공허함이 바로 '엄마가 뿔났다'에서 눈여겨봐야 할 내용"이라면서 "요즘 무엇을 위해 사는지 모르고 살고 있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라고 말하며 순간 감정이 붇받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처럼 애잔한 장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맛깔스러운 대사와 따뜻한 웃음이 곁들여진 훈훈한 드라마. 자식들 잘되길 기도하며 자기주장 없이 알뜰하게만 살아온 평범한 어머니와 개성이 뚜렷한 요즘 세대들이 한지붕 밑에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오밀조밀하게 그린다.
강부자는 "사실 나는 재미보다는 눈물을 많이 흘리는 역할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가진 조건이 따라주지 않아서 재미를 추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웃으며 "재미있는 요소를 많이 가진 드라마이고 손자 손녀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볼 수 잇는 흐뭇하고 가족적인 드라마"라고 말했다.
MBC 드라마 '궁S' 이후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김혜자는 "극중에서 하나도 내 꿈대로 된 자식이 없어 속상해 하는 엄마 역할"이라며 "하지만 엄마는 상황에 따라 화를 낼 수는 있지만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놓는다. 이 드라마에서 그런 엄마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 외 류진, 김지유, 김용건, 장미희, 기태영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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