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임은 돌멩이를 통해 우리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돌멩이들은 길 위에서 아무도 모르게 굴러다니다가 누군가(작가 자신)를 만났고 그 누군가는 '기록'을 매개로 새로운 '특별함'(기억)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김순임은 지난 2002년 겨울, 책상 위를 굴러다니는 돌멩이 몇 개를 보고 그 돌멩이를 가져온 장소와 시간을 기억한 날 이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돌멩이들을 기록하는 작업의 첫 발을 이와 같은 이유로 내디딘 것이다. 그는 "처음엔 길 위의 돌멩이를 만나면 돌멩이가 있었던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그 돌을 가방에 넣어 갤러리로 옮기고는 그 사진과 함께 전시해 그 돌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려주는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부터 카메라를 돌멩이가 있던 자리에 내려놓고 돌멩이가 보고 있었을 풍경을 찍은 다음 각 돌멩이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고 했다.
이를 통해 김순임은 돌멩이들이 그들의 여행에서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를 알았으며, 길가에서 무심히 굴러다니던 돌멩이들의 낮은 시점을 경험했다. 이때 우리네 삶이 못생긴 돌멩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는 "이 돌들의 자리 위에 카메라를 두고, 셔터를 눌렀던 것은 어떤 한 순간일지라도 상대의 시각을 들여다 봄으로써 상대를 이해하고 그것을 기억하기 위함이었다"고 전시회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문의:(032)422-8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