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최해민기자]예상 밖의 폭설로 대혼란이 일어난 4일, 경기도내 각 지자체에는 출근길 불편을 겪은 시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지자체에서 황금연휴로 인해 비상근무나 제설작업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고양시에 사는 주모(32)씨는 "출근하면서 일산 시내에서 장항IC까지 지나는 동안 제설작업 차량은 단 한 대도 못 봤다"며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에 서로 뒤엉켜 사고까지 일어났는데 공무원들은 제설작업도 안 하고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안성의 이모(28·여)씨는 미양면에서 안성 시내까지 출근길 20㎞ 구간내내 제설작업이 돼 있질 않아 출근을 포기하고 집으로 차를 돌렸다. 이씨는 "황금연휴에 쉬느라고 제설작업이 늦어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불만은 새해 첫 출근길부터 발이 묶인 탓도 있으나 일부 지자체에서 비상근무를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원시의 경우 이날 자정부터 눈이 오기 시작해 오전 1시에서 3시 사이 이미 적설량 6㎝를 기록했지만 염화칼슘 살포와 비상대기 중인 일부 공무원들의 현장 투입뿐 제설기기나 덤프트럭은 사용하지 않았다. 시는 뒤늦게 15㎝가량 적설량을 기록한 오전 7시께 돼서야 제설 중장비를 수배해 8시30분께부터 제설작업을 벌였다.

연천군도 오전 5시부터 눈이 왔지만 오전 6시에야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군은 도로정비 담당들이 재난관리 담당과 교류가 되지 않아 적설량을 파악조차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양주시는 더했다. 새벽부터 폭설이 내리는 데도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은 이날 낮까지 겨우 2명이었다. 나머지는 수로원 등을 활용, 제설장비를 가동했다는 것. 안산시가 오전 1시부터 160여명의 공무원을 비상대기시켜 곧바로 제설작업에 투입한 것과는 비교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폭설을 제때 대비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갑자기 쏟아지는 눈에 제설작업도 속수무책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