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
40여년 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던 민씨. 나이 지긋한 중년이 되어서야 다시 배움의 문을 두드렸고, 오늘이 바로 중학교를 졸업하는 날이다.
이날 졸업식이 열린 남인천중·고등학교 강당에 들어서는 민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학교를 다니면서는 결석이 잦았다. 가수라는 직업 탓에 전국을 누비면서 공연을 가졌고, 이 와중에 학업을 병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수학과 과학 과목이 특히 어려웠고 성적은 중간 등수에 줄곧 머물렀다.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나쁜 학생도 아니었어요. 정말 공부에 매달리면 1등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고민뿐,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네요."
130㎏에 육박하던 몸무게가 최근 고등학교 진학 문제를 고민한 끝에 5㎏가량 빠졌다는 민씨는 "개근상을 놓친 게 너무도 아쉽다"면서 "음악과 더 나은 학업에 도전이라는 큰 희망을 심어준 학교에 감사하다"고 웃었다.
고교 과정을 마친 한성기(50·중구 중산동)씨. 얼마 전까지도 1976년 삼목초교를 나온 학력이 고작이었지만 곧 대학 입학을 앞뒀다.
산업체 근로자 자격으로 당당히 부천대학(4년제) 입학 합격증을 따낸 것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장학금도 받았다. 영종새마을금고에서 10년 넘게 부이사장을 맡은 경험을 살려 부동산금융정보과에 지원했다.
한씨는 "대학 등록금을 내던 날 너무 행복해 저절로 눈물이 났다. 뒤늦은 배움을 계속 이어가고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장학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만학도 326명은 이날 감동의 졸업장을 받았다. 부ㄹ모와 기쁜 날을 함께 한 자녀들의 손에는 저마다 축하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막판 추위가 기승을 부린 외부와 달리 졸업식이 진행된 강당은 아직 못다한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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