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오동환 객원논설위원]미국의 18세 고교생 마이클 세션즈가 일자리 부족 문제 해결 공약으로 인구 8천200명의 작은 시 힐스데일(미시간 주) 시장에 당선된 해프닝은 2005년 11월 선거에서 발생했지만 꽤 인기 있는 시장과 파워 큰 시장도 흔하다. 도시락 애용에 시도 쓰고 자기 얼굴도 잘 그리는 별난 시장, 2차대전 영웅 롬멜장군의 아들로 슈투트가르트 시 20년 장기 시장이었던 롬멜의 인기만 해도 대단했다. 도쿄 시장격인 도쿄도(都) 지사를 16년이나 지낸 스즈키(鈴木俊一)와 이시하라(石原愼太郞) 현 지사도 그렇고 시장을 거쳐야만 최고의 권좌에 오른다는 모범을 보여준 인물들도 있다. 파리시장→프랑스 대통령 시라크, 서 베를린시장→독일 대통령 바이츠제커(Weizsacker), 상하이(上海)시장→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 타이베이(臺北)시장→리떵후이(李登輝) 타이완 총통 등이다. 하지만 대통령 부럽지 않다는 뉴욕시장만은 그 자리가 끝이라는 징크스를 면치 못한다.

6·2 지방선거 후보만 보더라도 구청장 인기 또한 드높다. 기초 자치단체장 전결 권한이 그만큼 많고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스운 건 '구청장'이라는 명칭이다. 구청의 廳은 '관청, 집 청'자다. 따라서 '구청장'은 구(區)라는 행정 구역의 장(長)이 아니라 '관청의 장'이라는 뜻이 된다. '구청장'이 아니라 '구장(區長)'이다. 일본과 중국에선 '區長(구초, 취장)'이다. '구장'을 '구청장'이라고 부른다면 '시장'도 '시청장' 도지사도 '도청지사' 군수도 '군청수' 면장도 '면사무소장'이라고 불러야 어울린다. 영어권 국가에서도 시장과 '구장'은 ward head(chief)일뿐 '관청' 의미는 없다.

서울시장, 경기지사, 인천시장 등 빅 3뿐 아니라 구청장과 군수, 군소 시장, 교육감, 시의원과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구 의원 선거까지도 온통 관심거리다. 뒷골목, 등산로까지 뿌려진 명함 역시 다채롭다. 하지만 가벼이 여길 명함 조각이 아니다. 누가, 어떤 능력과 성향의 인물이 당선되느냐가 관할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버려져 밟히지 않게 고이 모실 명함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