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런 가능성은 없다. 인천시는 찬성을 유도하기 위하여 편향적으로 설계된 설문을 바꿀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천시의 수돗물 불소화사업과 관련하여 더 큰 문제가 있다. 아이들이나 부모 모두 자신들이 시범대상 지역에 들어간다는 사실과 불소에 대해 어떤 주장들이 있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7월 21일 인천소비자단체협의회가 시민의 82%가 수돗물불소화 사업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응답한 사실을 발표한데서 잘 입증된다.
이 문제에 대한 이해 부족은 주민의 건강을 직접 책임지는 구청장, 그리고 구의회에서도 동일하다. 시범 사업 지역의 단체장인 동구청장은 구정 질문에서 불소 자체에 대한 이해 부족을 인정했으며 확정된 인천시의 계획을 몰랐다. 사전 과정을 충분히 밟았다는 인천시 주장과 달리 동구청장은 인천시가 공식적으로 동구의 입장을 수렴한 바 없다고 답변하였다.
나는 수돗물은 수돗물이어야 하지 아무리 좋다한들 이물질을 넣어 약을 만들면 안되며, 위해성이 허위라는 사실을 입증하지도 못하고 있고, 무엇보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선택권을 박탈하기에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반대한다. 또한 충치예방은 수돗물 정책이 아니라 식생활 개선과 구강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본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수돗물 불소화를 주장하는 분들이 민주주의와 진보를 주장하는 분들이라는 사실이다. 지금 온갖 정당한 문제제기들을 억누르며 밀어붙이고 있는 인천시장과 그에 동조하는 기초 단체장들은 한나라당의 소통 부재, 일방적 행정 운영을 비판하며 당선된 분들이다. 그런데 스스로 소통부재, 일방적 행정 운영에 빠져있음은 외면한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자기 결정권이다. 수돗물 불소 강제 투입은 이에 반한다. 이를 잡던 DDT와 고기를 구워먹던 슬레이트가 위험 물질로 사용을 중지하듯 진보는 계속 나아가는 것인데 불소는 우리를 1940년대 미국으로 몰아간다. 또한, 시민들더러 자신들의 신념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도구가 돼 달라고 강요한다. 참으로 교만한 진보이고 개혁이다.
이제라도 잠깐 걸음을 멈추고 재논의하자. 인천시와 의회, 기초단체와 의회, 찬반 시민사회단체, 해당지역 주민들 대표로 협의체를 구성해 불소에 대한 각종 논의 정리, 주민들에 대한 객관 입장 전달과 토론회 등의 절차를 거치자. 그 뒤 사업 여부에 대한 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자.
마지막으로 한마디. 수돗물 불소화가 선거 공약이라며 강행하고 있는데, 그대들은 현 대통령이 선거 공약이라며 밀어붙이던 한반도대운하, 그리고 이것이 변형된 4대강 사업을 그렇게나 격렬히 반대하지 않았던가? 그 잣대를 스스로에게도 들이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