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부천시 원미구 경기예술고등학교 화이트홀 4층 기숙사 신축건물이 경기도가 약속한 지원금이 일부 지급되지 않아 지난해 3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부천의 경기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이 기숙사를 두고도 학교 인근에서 원룸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경기도가 약속한 지원금이 모두 지급되지 않아 1년 넘게 기숙사의 마무리 공사가 중단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부천시 원미구 경기예술고등학교는 2003년 개교한 경기도 내 유일한 공립 예술고등학교로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전교생 680명 중 타지역 학생 비율이 40%에 달하지만 개교 당시 기숙사 시설이 없어 타지역 학생들이 연고지를 찾거나 학교 인근의 원룸 등에서 생활해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측은 지난 2008년 부천시와 경기도, 도교육청 등에 기숙사 및 연극영화동 증축 사업 지원을 요청했다. 그 결과 2008년 부천시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각각 20억,15억, 24억원 등 모두 59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돼 2009년 초 공사를 시작했다. 4층짜리 건물 중 1,2층은 신설되는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사용하고 3,4층은 입소를 희망하는 학생 200여명이 기숙사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도가 약속한 지원금 15억원 중 10억원만 지급하면서 4층 기숙사의 전기, 수도 및 기자재 설치 비용이 모자라 지난해 3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결국 지난해 1학기에는 3층 기숙사에 100여명만 입소했고, 4층은 지금까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관계자는 "공사 시작당시 예산보다 5억이 부족해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며 "예산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언제 공사를 끝낼 수 있을지 알수없다"고 말했다.

   기숙사 입소를 희망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은 크게 실망했다.

   1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 심모(48)씨는 "경기도에 연고가 없어 아이가 원룸에서 친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며 "학교 근처라도 여고생들끼리 두기가 불안해서 주말마다 부산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학년 김모(17)군은 "기숙사에 입소하게 될 줄 알고 좋아했는데 실망스러웠다"며 "빨리 해결되서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부천시와 경기도가 지원한 금액이 30억원으로 학교시설 주관기관인 교육청보다 많은 금액을 지원했다"며 "학교 시설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