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작가가 만나다]문준용 미디어아티스트

현실과 가상 공존… '존재의 틀' 깨다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가 개막하고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디자인 비엔날레 전시장에서 최고인기 작품은 어떤 작품일까? …(중략)… 3갤러리 안쪽에 '마쿠로쿠로스케 테이블'(문준용, 한국)은 가족단위의 관람객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그림자와 증강현실 테크놀로지가 혼합된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관람객이 테이블에 손을 갖다 대거나 물체를 내려놓는 순간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인 '이웃집 토토로'의 먼지괴물이 모여들도록 설계됐다. 어린이 관람객은 테이블을 떠날 줄을 모르고 원리를 알아내기 위해 온갖 행위로 먼지괴물을 불러내느라 분주하다. 덕분에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 작품이다. 광주 CBS 김형노 기자의 기사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최고 인기작품은?' 중에서(2011년)

   
▲ 문준용 作 'Augmented Shadow'

9월 2일 개막해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제4회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에는 여느 해보다 관람객들이 전시에 참여해 작품과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Interactive Media) 작품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그 중에서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은 문준용(30)씨의 '마쿠로쿠로스케 테이블'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일본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먼지괴물 '마쿠로 쿠로스케'와 여자 주인공의 관계를 모티브로 창안됐다. 여주인공은 이 새로운 생명체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호기심으로 인해 먼지괴물을 손으로 잡아보려 하고, 먼지괴물들 또한 여주인공에 두려움을 느껴 달아난다. 하지만 곧 돌아와 결국 친분 관계를 맺는다.



작가는 이같은 장면들에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방식을 깨닫고 이를 작품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관계를 맺는 사교의 공간을 '티 테이블'로 설정하고 거기에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시켰다. 관람객들이 티 테이블에 접촉하면 먼지괴물이 테이블 위로 등장해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관람객과 소통하고 교감을 나누게 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현실과 가상, 물질과 정신,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공존하는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각종 기획전을 통해 국내외 미술·디자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문씨가 지난달 초 인천아트플랫폼 2011 하반기 입주 작가로 선정돼 인천에서 후속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아트플랫폼 전시관과 작업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0 아트에디션'에 출품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던 'Augmented Shadow'가 인천아트플랫폼 개관 2주년 기획전에 출품돼 전시중이다. 투명판 위에서 관람객이 자유롭게 바코드가 부착된 사각 상자를 움직일 때마다 나무와 새 같은 생태계를 형상화한 그림자들이 모였다 흩어지길 반복하는 작품이다.

그는 "'마쿠로쿠로스케 테이블'과 연장선상에 있는 이 작품은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가상의 그림자와 변형된 실루엣이라는 메타포를 사용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판타지의 세계를 창조한다"고 설명했다.

작업실에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문씨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는데, 나름 혁신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다 보니 기술과 융합된 작품을 내놓게 됐다"며 "현실과 가상을 일치시키는 부분에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구상하고 프로그래밍, 설치 등 모든 부분을 작가 혼자하기 때문에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최소한 3개월 이상 소요된다.

그는 "하고 싶은 부분은 많은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서 다작이 힘든 부분은 내 작업의 최대 단점"이라며 "이같은 부분에 대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천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며 "월미도와 자유공원 등의 공간과 어우러지는 작업도 생각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가소개

문준용은 건국대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수년간 모션그래픽 작업을 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라이브 퍼포먼스와 사운드 비주얼라이제이션, 인터랙티브 내러티브를 위한 생성적인 비주얼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Augmented Shadow'는 미국 파슨스 디자인&테크놀로지 석사 과정의 졸업작품이다. 작가는 현재 증강현실의 공간적 차원 및 내러티브 환경과 같이 새로운 테크놀로지들이 가져다 주는 시각적 경험을 실험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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