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애덜(adult)' 하면 어른이 아닌 '애들' 같지만 그들의 '어린이'라는 말은 세분돼 있다. baby는 갓난아기, 젖먹이를 가리키고 toddler(토들러)는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아이, infant(인펀)은 7세 미만의 아이, child와 kid는 어린이지만 11~12세 low teen까지도 어린이다. 프랑스·독일어도 각각 '베베'와 '앙팡' '조이클링'과 '킨트'로 유아와 어린이를 구별하지만 한국처럼 '어린이' 어휘가 많은 나라는 없다.

아이, 애, 어린애, 어린것 어린놈 어린년, 꼬마 꼬맹이 꼬마둥이, 소아, 유몽(幼蒙) 유아, 아동 아배(兒輩) 아조(兒曹) 아해(兒孩), 동관 동남 동녀 동몽(童蒙) 동아(童牙) 동유(童幼·童孺) 동자(童子) 동치(童稚) 동해(童孩), 해아(孩兒) 해제(孩提) 해제지동(孩提之童), 황구(黃口) 등.

이중 유일한 존칭어가 '어린이'다. '어린이'의 '이'가 '이 이' '저 이' '그 이'와 '이 분' '저 분' '그 분'의 '이'와 '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어린 분'이라는 존댓말이다. 이제 대한민국엔 출산 장려책과 각종 우대 복지정책으로 그야말로 아이를 금지옥엽(金枝玉葉), 금쪽처럼 떠받드는 세상이 도래했다. 법적으로 하나밖에 못 낳는 중국의 이른바 '소황제(小皇帝)'들처럼 어린이날이 아니더라도 1년 12달 하늘처럼 떠받든다.

그 소황제 신하(?)인 부모 또는 보모가 '옷을 갖다 입혀 줘야 두 팔을 벌리고 밥도 떠 먹여야 입을 벌린다(衣來伸手 飯來張口)'는 건 유명한 말이다. 하지만 이웃 북한과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어린이는 어떤가. 5초에 한 명꼴로 굶어 죽고 25%가 4세 이전에 하늘로 간다는 게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최근 보고서다. 인도엔 아동 노예만도 1천200만이다.

지구상의 모든 어린이가 즐겁고 신나는 어린이날이라면 오죽 다행일까. '국제아동의 날'은 6월 1일이지만 대부분의 국가 어린이날이 5월을 중심으로 4~6월에 걸쳐 있지만 어린이날 단 하루조차도 모르고 지나치는 아이도 지구촌엔 숱하다. 어느 시인은 '천국 인구의 95%는 어린이'라고 읊었지만 모든 어린이 세상이 천국처럼 즐거울 수는 없을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