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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가 몰고다니는 죽음의 기운은 무대를 넘어 관객을 압도한다. 그와 함께 등장하는 사신들이 무대를 휩쓸면 죽음의 그림자가 작품 전체에 스민다. 황후의 아름다움으로도 이겨낼 수 없는 어둠과 극복할 수 없는 슬픈 운명이 관객을 짓누른다.
그렇다고 뮤지컬 '엘리자벳'을 본 관객들마저 불행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사실에 판타지를 가미한 스토리 자체도 흥미롭지만, 황후와 '죽음'의 아슬아슬한 만남의 순간은 짜릿한 흥분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루케니가 관객과 소통하는 순간은 재미를 선사한다. 이 뮤지컬의 또 다른 강점은 무대다. 회전하는 원형 무대를 활용한 무대 전환은 작품에 화려함을 더해줄 뿐만 아니라 토드가 등장할 때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해 낸다. 무대 미술은 순간순간 무대 자체를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게 하며, 특수효과를 활용해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의 화려한 CG장면을 연상케 하는 장면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정성껏 잘 만들어낸 이 뮤지컬은 다름아닌 관객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29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올해 마지막 공연이 진행된다. VIP석 13만원, R석 11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 B석 3만원. 만7세 이상. 출연 : 김선영, 옥주현, 류정한, 송창의, 김수용, 최민철, 윤영석, 민영기, 이정화, 이태원, 김승대, 전동석 외. 문의 및 예매 : 고양문화재단 1577-7766 인터파크 1544-1555
/민정주(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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