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런던올림픽

[김도균의 스포츠 마케팅]런던 올림픽의 경제학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육상 100m가 아니라 대회의 손익계산서'라고 했다. '얼마나 많이 참가하느냐, 세계 신기록을 얼마나 만드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이득을 남기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은 '올림픽의 진정한 의미는 승리보다 참가다'라고 했다. 이러한 참가의 의미가 선수를 넘어 이제는 기업이나 국가, 그리고 도시 참가의 의미로 변해 버렸다.

한 번 치르기도 어렵다는 올림픽을 런던은 세 번이나 열고 있다. 얼마 전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인구·교통·문화유산·경제·면적 등을 비교해 세계 최고의 도시를 뽑았는데, 런던은 뉴욕과 파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런던은 문화와 유산 등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인종 박물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유서깊은 장소다. 우리에게 런던 올림픽은 의미가 있는 장소다. 1948년 해방 이후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이 바로 런던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체육회는 이번 올림픽의 모토를 'From London to London'으로 정하고 참가의 의미와 더불어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림픽을 개최한 그리스와 스페인이 유럽 경제 위기의 근원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런던은 이번 올림픽이 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면 다른 대회처럼 똑같은 절차를 밟는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얼마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런던 올림픽을 '경제 올림픽'으로 규정하고 3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경제 침체에 빠진 영국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최고의 목표를 둔다고 했다.



대회 개최를 통해 막대한 경제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영국은 침체 위기를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고자 많은 부분에서 절약과 재사용, 그리고 기존 시설과 연결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경기장을 쓰레기 매립지 위에 건설하고, 농구장은 조립식 가건물로, 그리고 몇 개의 종목은 새로운 건물 대신 관광 명소에 경기장을 설치했다. 또 다른 대회에서 '공짜'로 제공하던 물, 용품, 인터넷 사용, 유아의 경기장 입장 등을 유료화시켰다. 영국은 이번 올림픽으로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진 경제를 부양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있지만,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과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이 과연 영국 경제에 득이 될 것인지 엇갈린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은 런던 올림픽이 영국 경제에 상승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계기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경기장 및 각종 사회 기반시설 건설, 올림픽 관광 수입 확대, 도시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을 꼽고 있다. 다른 한편으론 올림픽 기간 전후 '허니문 임펙트'처럼 방문객의 증가와 미디어의 노출로 한순간의 행복과 기대감이 클 것이나 결국 시간이 지나면 거품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분명한 것은 높은 실업률과 더블딥 현상까지 보이는 상황에서 불안한 조직위는 절약과 검소의 정신으로 올림픽을 운영해 선수들에게는 짠돌이 올림픽, 그리고 불편한 올림픽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올림픽 개최의 경제적인 효과를 예측하고 확인한다는 것은 이른 시간안에는 불가능하고, 최소 6~7년이 지나야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조직위의 생각이어서 당장의 융숭한 접대보다는 자신들의 실속을 챙기는 올림픽이 현명한지도 모르겠다. 2014 아시안 게임과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준비하는 조직위 입장에선 런던 올림픽 조직위의 행보를 주의깊게 연구하고 짚어보아 대회 개최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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