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은 지난달 25일 박문여중고교 이전 계획을 행정예고했다. 2일 현재 박문여중고교 이전계획에 대해 찬반 의견을 낸 사람은 어림잡아 최소 2천명(명부 형태 의견서 포함)에 달한다. '최소 2천명'은 대략적으로 집계한 숫자일 뿐, 아직 정리하지 못한 의견서도 잔뜩 쌓여있다고 한다.
시교육청 학교설립기획단의 한 직원은 "셀 수가 없을 정도다. 팩스로는 하루종일 끊임없이 의견서가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며 "명단과 의견서를 정리, 집계하는 업무에만 매달려도 버거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행정예고가 마감되는 오는 14일까지 족히 1만명 이상의 의견서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도 찬반 글로 도배되다시피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한 동문은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전했다. 재직중인 한 교사는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애정 어린 시선이나 도움은 보내주지 못할망정 걸핏하면 '운동회때문에 시끄럽다', '아이들이 동네를 더럽힌다' 등 각종 민원만 제기하지 않았느냐고 푸념 섞인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반면, 6학년 초등학생 딸이 있다는 한 학부모는 "지역 학생들에 대한 대책도 없이 무작정 학교를 이전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어떤 주민은 최근 몇 년간의 동구 인구 통계를 제시하면서 "새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 취학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동구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임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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