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화지구에 올 행정타운 등 공사 본격화 불구
해제지구와는 거리… 상권 훈풍 기대 힘들어
제물포 역세권 재정비 촉진지구 지정(2007년 3월), 인천대 송도캠퍼스로 이전(2009년 8월), 지구 지정 해제(2010년 2월)….
제물포 뒷역의 몰락은 갑작스레 찾아온 건 아니다. 인천시가 이 지역을 개발하겠다고 했고, 인근 인천대를 이전한 자리에 도화구역을 개발하겠다며 공약했기 때문이다. 인천대는 계획대로 떠났지만 그 자리에 예정됐던 개발은 지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년 전 제물포 뒷역이 재정비 촉진지구에서 해제되면서 '실낱 같은 희망'마저 물거품이 돼 사라졌다.
그 이후 상권 몰락의 속도는 가파르다. '죽은 상권 살리는 데 10년도 부족하다'는데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청운대에서 도화역으로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고 주안역으로 가 술을 마시는 게 나을 것"이라며 "나 같아도 제물포 뒷역에서 술을 안 마시겠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행정타운은 과거 인천시가 공표한 계획보다 이전 기관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인천비즈니스고마저 이전해 학원·임대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도화구역 공사가 올해 본격화됐지만 제물포역 주변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최진형씨는 "길 건너 도화구역은 그래도 몇 년을 끌다 공사를 뚝딱뚝딱 시작하는데, 우리 지역은 지구지정이 해제된 뒤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3년 전 지구지정이 해제된 채 방치된 제물포 역세권 지구는 인천시 구도심 재생사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인천시는 올해 '구도심 재생'을 시정 중점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도화구역 개발사업이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 제물포스마트타운, 행정타운, 청운대, 지식산업센터 등이 개교하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도화동에서 인쇄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진형씨는 도화구역 개발 본격화에 대해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큰 효과는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우선 도화구역과 옛 제물포 재정비 촉진지구는 왕복 4차로 석정로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점을 지적했다.
청운대는 입학정원이 375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산업체 위탁교육생이 대부분이다. 산업체 위탁교육생은 특성상 저녁시간대에 학교에 나오고, 수업을 마친 뒤에는 차를 타고 집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청운대에서 제물포 뒷역까지 가는 길도 거리가 멀다. 도화구역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에, 제물포역까지 가는 '지름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제물포 뒷역의 상가 공실률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공식적 집계는 없다.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제물포 뒷역 주변에 과거 380개 정도의 가게가 있었는데 현재는 많아봐야 50개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층 이상의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은 건 물론이고, 1층의 공실률도 증가하고 있다.
커피숍, 식당, 슈퍼마켓, 미용실, 당구장 등 업종에 관계 없이 이 곳을 빠져나가고 있다. 그나마 남은 임차인들을 붙잡기 위해 건물주들은 '임대료 감면' 등을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
제물포지역협의회 신양균 회장은 "실질적으로 여기 사람들을 어떻게 살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안 보인다"며 답답해 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