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감소·학생들 정서적 변화 입모아
내년엔 교문부터 운동장까지 숲길 조성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에 위치한 세원고등학교는 최근 '학교 숲 우수사례' 학교로 선정됐다.
학교 숲 우수사례 학교는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부족한 녹지율을 높이는 데 모범이 되는 학교로 산림청이 선정·시상한다.
세원고 김병찬(57) 교사는 "아이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해주기 위해 한 일이었는데 상까지 받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원고는 4천142㎡ 면적의 생태 숲을 2010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했다.
김 교사는 "인문계 여자 학교라는 특성상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가지 않고, 하루 종일 교실에서만 생활하는 일이 많았다"며 "아이들이 주로 있는 곳이 학교인데 이 곳에서도 교실에만 매일 갇혀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교 숲을 만들고 나서 학생들의 행동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세원고 김석태(60) 교장은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접하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 교육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많이 얘기하게 됐다며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꽃과 나무가 많다보니 아이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돼 학교도 깨끗해지는 효과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생태 숲으로 인해 사제 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세원고 1학년 부장을 맡고 있는 김기환(53) 교사는 "점심 식사를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학생과 교사들이 어울려 학교 생태 숲을 한 바퀴 돌게 된다"며 "산책도 하고, 학생들이 평소에 갖고 있던 고민을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학생들도 생태 숲을 반기고 있다. 김지수(15·세원고 1)양은 "매일 학교나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숲이 생기고 나서 산책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몰랐던 식물들의 이름도 알게 되고,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도 쌓을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원고의 목표는 학교를 '병방동의 휴식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김 교장은 "내년에는 학교 교문에서 운동장까지 숲길을 만들 계획"이라며 "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이 치열한 생활 속에 짧게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