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성큼 다가온 11월 말. 강원도지역 스키장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수도권 주변 스키장까지 개장을 시작했다.

스키장의 개장은 겨울을 기다린 스키어와 보더들에게는 설레는 소식이다. 또한 아름다운 설경을 즐기기를 좋아하는 등산객들에게도 겨울은 생각만 해도 행복한 계절이다.

겨울철 등산이나 스키장을 이용할 경우 안전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을 한다. 특히 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해 피부 보호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면서도 눈 보호의 필요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 생소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발생하는 설맹

통상적으로 해수면과 비교해서 고도가 1천피트(약 305m) 높아질 때마다 자외선의 강도가 5%씩 증가한다고 하니 설악산 정상에서는 약 30%, 백두산 정상에서는 45% 정도 자외선의 강도가 해수면보다 높다고 보면 된다.

겨울에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고 등산이나 스키장을 이용할 경우 우리 눈에 설맹(snow blindness)을 발생시킬 수 있다.

설맹이란, 의학용어로 설안염이라고도 하는데 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발생할 수 있는 광각막염의 일종이다.
설원에 반사되는 강력한 자외선이 원인이다.

쉽게 설명하면, 보호경을 쓰지 않고 용접을 장시간 할 경우 심한 이물감과 눈부심을 호소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와 동일한 증상이라 생각하면 된다.

대개의 경우 자외선에 노출된 후 6시간 정도 후에 나타나며, 가볍게는 각막에 염증이 생겨 일시적으로 눈에 불편함을 일으키지만, 심할 경우에는 망막 부종을 발생시켜 실명을 야기할 수도 있다.

■ 증상과 예방법

증상으로는 충혈, 통증, 눈부심, 심한 이물감 등으로 눈을 뜰 수가 없으며, 각막에 혼탁을 남길 수 있다.

중증인 경우 망막에 부종을 일으켜 시력이 저하되고, 중심시야가 어둡고, 희미하며 일시적으로 야맹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가벼운 증상일 때에는 냉찜질을 하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대개의 경우 1~2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치유되는 경향이 많다. 중증의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 있다.

▲ 수원이안과 김기영 원장
예방법으로는 자외선 반사가 심한 맑은 날은 물론이며, 날씨가 흐린 날이나 안개가 낀 날에도 설원에서는 자외선이 반사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산행 일정이 길어질 경우에는 분실이나 파손에 대비해 여분의 보호경을 꼭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원이안과 김기영 원장은 "모든 병이 그렇듯이 설맹도 예방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기 위해 고글과 선글라스를 벗었더라도 즐긴 다음엔 반드시 다시 착용해야 한다. 병원을 찾는 것보다는 예방을 통해 건강하게 레저 생활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김종화기자
도움말/수원이안과 김기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