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포항, 대역전극… 6년 만에 챔피언 등극

'토종군단' 포항 스틸러스가 울산 현대의 '철퇴 축구'를 무너뜨리고 6년 만에 K리그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포항은 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A그룹(상위 스플릿) 40라운드 최종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원일의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이번 시즌을 21승11무6패(승점 74)로 마친 포항은 울산(승점 73)을 승점1점차로 따돌리고 K리그 클래식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포항이 K리그 왕좌에 오른 것은 2007년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다섯 번째(1986년·1988년·1992년·2007년·2013년)다. 더불어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첫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반면 울산은 2005년 이후 8년 만에 K리그 정상 탈환까지 노렸지만 끝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한 울산이 막판까지 공격에 집중한 포항의 끈기 앞에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챔피언결정전이 된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은 '골잡이' 김신욱과 하피냐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울산을 상대로 초반부터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맞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울산은 김치곤-박동혁의 '철벽' 중앙 수비 콤비를 앞세워 전반부터 몰아친 포항의 김승대-고무열-노병준 '스리톱' 공격진을 막아냈다.

초반 공격의 포문은 포항이 먼저 열었다.

전반 12분 이명주가 중원에서 깊게 찔러준 패스를 노병준이 단독 기회를 잡을 뻔했지만 재빨리 뛰어나온 울산의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잠시 움츠린 울산은 김승용과 한상운의 왼쪽 측면 공세를 앞세워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했지만 단단히 걸어잠근 포항의 수비벽을 쉽게 뚫지는 못했다. 전반 33분에는 김승용의 왼쪽 측면 프리킥을 한상운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포항의 골대를 벗어났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포항은 후반 9분 '백전노장' 박성호와 함께 '골잡이' 조찬호를 동시에 교체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분위기는 금세 포항으로 넘어왔다.

포항은 후반 13분 고무열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에 이은 박성호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더니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조찬호의 강력한 왼발 슈팅마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특히 후반 16분에는 조찬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강하게 올린 크로스를 박성호가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울산의 오른쪽 골대 구석에 볼을 꽂을 뻔 했지만 몸을 날린 울산의 골키퍼 김승규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포항의 쉴 새 없는 공세를 힘겹게 넘은 울산은 후반 25분 호베르또를 빼고 허리요원인 마스다를 투입, 수비벽을 더욱 굳건히 쌓으면서 포항의 막판 공세를 막아내는 데 집중했다.

울산은 대부분 선수가 중앙선을 넘어가지 않고 잔뜩 웅크린 채 역습을 노렸고, 포항은 집요하게 오른쪽 측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울산의 철옹성 수비를 끝내 뚫지 못했다.

마침내 전·후반 90분이 지나고 대기심은 추가 시간 4분을 알리는 신호판을 들어 올렸다.

후반 추가 시간도 다 지나고 포항의 마지막 프리킥 기회에서 승부가 극적으로 갈렸다.

김재성이 차올린 프리킥이 울산 문전으로 향했고, 양팀 선수들이 울산 골대 앞에 모여 슈팅과 방어를 이어가는 순간 포항의 김원일이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울산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들어갔다.

후반 추가 시간이 모두 흐른 상황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따낸 포항은 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으며 '토종군단'의 저력을 과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