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세월호 침몰 사고]생존자 괴롭히는 '트라우마' 일반 시민도 고통

고대 안산병원 환자 76명중 45명 우울·불안 증세

경기도·안산시 정신적 충격해소 심리지원단 가동
입력 2014-04-20 22:04
지면 아이콘 지면 2014-04-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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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사고.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 중 구조된 학생들이 진도군 실내체육관에서 서로를 확인한 후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A양은 사고후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운다.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려다가도 목놓아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A양의 어머니는 "사고 다음날만 해살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같은 반 친구가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나서부터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는다"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 사건·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상당한 기간동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게 된다.



사고를 떠올리는 대화나 장소를 기피하고, 악몽 등을 통해 사고 장면을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도 있다. 증세가 심할 경우 외부활동 자체를 꺼리기도 한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학생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해, 적극적인 정신·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구조된 학생은 물론, 안산 단원고 학생·교사 및 가족·지역민 전체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스트레스 치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일 고려대학교안산병원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입원환자 76명 중 45명이 우울 및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16명은 우울상태가 심각하고, 28명은 불안상태가 위험한 수준이라는 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식사·수면 장애를 겪고 신체활동이 저하되는 등의 증상과 함께 충격으로 인해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병원측은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된 7명에 대해서 1대1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학생들을 치료중인 이 병원 고영훈 정신의학과 교수는 "피해자들과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물론 일반시민들과 학생들도 같은 지역에 살고 비슷한 또래이기 때문에 사고자들의 감정에 이입하기 쉽다"며 "불안·우울 증상이 증폭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혜진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PTSD는 사건직후뿐 아니라 한참 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도, 사건 발생 직후에만 반짝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와 안산시는 안산시민의 정신적 충격 해소를 위해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을 가동키로 했다. 지원단은 고려대 안산병원, 단원고, 각 장례식장 등에 통합재난심리상담소를 설치하고 전문상담사들을 배치해 사고와 관련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불안 등 정신적 고통을 겪는 유가족 및 학생 등을 상대로 상담활동을 벌인다.

/특별취재반

■ 특별취재반 

▲ 반장 = 박승용 사회부장,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 반원 = 김대현 차장, 박종대·공지영·윤수경·강영훈 기자(이상 사회부), 이재규 차장, 김영래 기자(이상 지역사회부), 김도현 차장, 임승재·김민재·정운·홍현기·김주엽·박경호 기자(이상 인천본사 사회부), 김종택 부장, 임열수 차장, 하태황 기자(이상 사진부) 임순석 부장, 조재현 기자(이상 인천본사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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