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일주일 째인 22일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교실 책상에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하태황 기자 |
22일 오전 7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권모·임모·정모군의 장례식이 유족과 친구, 시민과 취재진 등 60여 명이 안팎에 자리한 가운데 비통함 속에 차례로 이어졌다.
유족과 조문객들은 "어떻게 이런 비극이 있을 수 있느냐"며 정군의 한 유족은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연방 가슴을 치고 눈물을 흘렸다.
침몰사고가 난 순간부터 눈물이 마를 날 없었을 유족들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조문객의 부축을 받으며 한발 한발 힘겨운 걸음을 내디뎠다.
권 군과 임 군, 정 군의 시신이 차례로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을 떠나 수원연화장과 성남화장장으로 향하기 시작하자 곳곳에서 훌쩍이거나 울부짖는 소리가 크게울려 퍼졌다.
단원고 학생 중 가장 먼저 숨진 채 발견된 정 군을 포함한 세 명은 목포한국병원에 안치됐다가 단원고와 가까운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지는 등 사고 이후에도 언제나 '함께' 있었다. 이날도 20분 간격을 두고 연화장으로 향했다.
이들 세 친구는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나란히 묻히게 돼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며 이승에서 못다 이룬 우정의 아쉬움을 달래게 됐다.
채 피지도 못한 학생들의 장례식은 안산 시내 장례식장 5곳에서 낮 12시까지 이어졌다. 지난 18일 새벽 진도 해상에서 발견된 황모 군과 김모 양의 시신도 고대 안산병원에 안치되었다가 연화장을 거쳐 서호추모공원으로 모셔졌다.
유족들은 차마 떠나보낼 수 없는 듯 내딛는 발걸음마다 눈물로 한탄했다.
이를 전후해 한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모·김모 양의 장례식이, 사랑의병원 장례식장에서 김모 양과 박모 양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빈소 곳곳에 친구들이 보낸 '하늘에서는 행복해라 친구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등 생전 전하지 못한 말들이 메모지로 붙어 있었다.
단원병원 장례식장에는 양모 군이, 온누리병원에선 김모 군이 유족의 곁을 떠났다.
일부 유족들은 발인의례 후 운구차로 단원고에 들러 아이들의 마지막 등교를 함께했다. 텅빈 교실 창문에 붙은 '돌아오라'는 기원글을 보며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노제에서 한 유족은 "그렇게 학교로 돌아오라고 기원한 네가 이렇게 차갑게 돌아오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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