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시작한 단원고, 정상화에 힘을 보태자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임시 휴교에 들어갔던 단원고가 24일 일단 수업을 재개했다. 비록 3학년부터 정상수업을 했지만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교문엔 기적을 갈망하는 노란 리본과 실종 학생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쪽지 글이 붙어있고 희생된 후배들을 추모하는 국화다발이 이들의 어깨를 축 처지게 했다. 한창 수능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지만 견디기 어려운 비보를 감당하기가 너무나 벅찬 모습이다. 평소 존경하던 선생님을 잃고, 또 친하게 지내던 동료와 선·후배를 세월호와 가슴 깊은 곳에 묻어야 했던 학생들의 슬픔을 무엇으로 달래줘야 할지 표현할 길이 없다.

250여 명이라는 학교 구성원들과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형언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슬픔을 지속할 수는 없다. 주검으로 돌아왔거나 아직 생사를 모르는 실종자들의 아픔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살아남은 자들마저도 죄책감에 시달리고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선후배들의 사고를 지켜본 재학생들도 견디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등교를 시작했지만 당분간 제대로 수업이 이뤄지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노제와 장례라는 고통의 모습들을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하는 학생들로서는 이 아픔을 쉽게 잊기 어렵다. 그러기에 단원고의 정상화를 위해 사회나 국가적으로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교사들도 정신적 공황상태에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제자를 떠나보낸 데 따른 죄책감, 그리고 수학여행을 인솔했다가 숨지거나 실종된 동료 교사들을 보면서 겪은 충격과 불안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탈진상태다. 인솔 총책임을 맡았던 교감이 죄책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목도해야 했다. 학교가 정상을 찾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단원고는 24일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선 트라우마 떠나보내기 등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5일부터 1~4교시 수업을 진행해보고 28일에는 1학년 학생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2학년 학생 13명이 등교할 예정이다. 정상적인 학업을 진행하는 게 어렵겠지만 일단 등교해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대화하는 것이 정신적 치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주위와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절실한 때다. 정상화를 이룬 다음 세월호의 깊은 상처를 하나하나 치유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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