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할인분양과 유사한 형태로 '프리리빙', '애프터리빙' 등 변종 아파트 분양 방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나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후 1시 35분께 영종하늘도시 H아파트 단지 후문에서 할인 분양을 받은 세대의 이사를 막으려고 집회에 참가한 영종하늘도시총연합회 회장 A(55)씨가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A씨는 전신 3도 화상을 입어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고, 분신을 막으려던 경찰관 3명도 가슴 등에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전체 1천300여 세대의 대단지인 H아파트는 2012년 하반기 준공됐지만 800여 세대가 미분양돼 시행사 측이 30%까지 할인분양을 통해 300여 세대를 매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분양자 등은 할인분양에 따른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반발해왔다.
A씨 등 30여명은 이날 할인분양 세대의 입주를 막기 위해 승용차로 아파트 단지 진입로를 차단한 채 집회를 갖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자들에 대해 경고 방송을 하는 동안 A씨가 라이터를 꺼내길래 이를 뺏었지만 또 다른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아파트 할인분양이 사회문제로 비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천지역 신도시를 중심으로 할인분양을 받은 세대와 기존 분양자가 충돌하는 일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올 3~4월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도 기존 입주자들이 4년동안 은행이자를 건설사에서 대납해주는 혜택을 받게 된 신규분양자들의 입주를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열었다.
30~40% 상당의 할인분양이 있었던 청라의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지난해 8월 2차례에 걸쳐 할인혜택을 받은 신규 분양자들의 입주를 저지하는 일이 있었다.
할인 분양의 범주에 들어가는 각종 변종 분양 방식에 따른 갈등도 일어나고 있다.
인천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송도에서는 일정기간 살아본 뒤 아파트 구입을 결정하는 '프리리빙제' 방식의 분양에 대해 기존 분양자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1년이 넘도록 반발하고 있다.
할인분양세대, 변종 방식 분양세대, 기존 입주 세대로 주민들이 나눠져 서로 대화도 잘 하지 않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송도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할인분양 세대를 보면 기존에 비싼 돈을 주고 분양 받았던 주민들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이웃이지만 내 재산 깎아먹는 원수같이 보이기도 한다"며 "건설사에 항의해도 듣지를 않으니 할인 세대에 책임을 돌리게 된다. 할인분양 문제를 정부나 지자체에서 계속 두고 보면 또 다른 불상사가 생길 것이다"고 말했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