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

[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나환자 해방 앞장선 시인 한하운의 노래

시인 한하운(韓何雲, 본명 한태영, 1919~1975)은 나(癩)환자로서 느낀 고통과 분노, 불우하고 소외당한 삶을 시로 풀어냈다.

그는 함경남도 함주군 태생으로, 1936년 17살때 나병(한센병) 확정 진단을 받았다. 1948년 월남후 서울 등지에서 거지 생활을 하다 이듬해 4월 '전라도 길' '파랑새' 등 10여편의 시를 월간 종합잡지에 발표하며 등단한다.

당시 나병은 천형(天刑)으로 여겨졌다. 일반인은 나환자와 접촉하기를 꺼렸고, 나환자들은 거리를 떠돌며 밥이나 돈을 구걸할 수밖에 없었다.



한하운은 1950년 인천 부평에 정착, 시를 통해 '나환자 해방'을 부르짖고 나환자 구제운동에 앞장섰다.

그는 부평에서 '보리피리'(인간사·1955), 산문집 '나의 슬픈 반생기'(인간사·1958)와 '황토길(신흥출판사·1960) 등을 남겼다.

첫 시집 '한하운시초'(정음사·1949) 이후의 작품 대부분이 부평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또 '성계원'(국립부평나병원) 자치회장, 부평 신명보육원 원장 등을 지냈다.

부평의 청년들이여/ 이제 아세아의 잠에서 깨어나/ 70년대의 찬란한 햇빛에 얼굴을 들어라//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고장을/ 누가 부평이라 하였는가/ 얼마나 얼마나 기름진 땅인가// (중략) // 새 부평을 창조하여/ 뭉쳐 뭉쳐서/ 부평의 청년들이여/ 이제 어두운 이씨 조선의 잠에서 깨어/ 70년대의 새 시대를 창조하는/ 이 나라에 빛나는 부평 청년이여(한하운 '부평지역 청년단체연합회에 부친다')

부평을 사랑했던 한하운은 1959년 나병에서 해방됐지만, 1975년 2월 간경화증으로 부평 십정동 자택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목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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