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의 최대 이변은 뭐니 뭐니 해도 삼바 축구, 다섯 번이나 우승한 축구 왕국 브라질의 몰락이었다.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1대7로 깨지자 브라질 신문 '글로보(Globo)'는 '역사적 대패', '포랴 데 상 파울루'는 '역사적 굴욕'이라고 했다. BBC는 '전차 바퀴가 완전히 빠졌다'고 말했고. 그런데 3, 4위전에서도 풍차 축구 네덜란드에 0대3으로 져 더욱 망가지자 더 이상의 한탄 수사(修辭)를 잃었다. 그렇다면 한국식 수사 '참사(慘事)'가 어땠을까? 에이스 네이마르(neymar)의 부러진 척추부터가 참사 아닌가? 빼어난 전사 하나의 전쟁터 빈 자리가 그토록 컸던 것이다. 네이마르 그가 가장 부러워할 적병(敵兵)은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된 우승 골 주인공 괴체일 것이다. 골든 볼은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득점왕은 6골의 로드리게스(콜롬비아)가 차지했다.
'독일병정' '전차군단' 독일의 네 번째 우승을 가리켜 중국 언론은 '게르만(日耳曼:르얼만) 전차 부흥로(路)'라고 했다. 또한 이번 월드컵은 '교황의 결승전'이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베네딕트 전 교황은 독일인 아닌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숱한 축구 스타가 섬요(閃燿)―반짝이고 빛났고 중국식 표현으로는 '完美落幕'―멋진 피날레였다. 이래저래 부러울 뿐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