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어느 정도로 정확하게 말을 사용하며 상대에게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우리들이 잘 사용하고 사회성이 높은 용어중에 '안전불감증'이 있다. 세월호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언론매체에 따라 붙는 말이다. '불감증'의 사전적 해석은 '감각이 둔하거나 무디어져서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고 돼있다. 여기에 근거해 이 말을 올바르게 재해석해 보면 우리는 안전에 대해 감각이 둔한 것이 아니라 위험에 대해서 감각이 둔한 것이다. '안전불감증'이 아닌 '위험불감증'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러한 용어의 사용은 언론이 잘못 전달하고 또한 국민이 이것을 계속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언어의 오류에 기인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일을 급하게 빨리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성향의 긍정적인 측면이 우리나라를 세계 14위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 근로자들은 빨리빨리 문화로 인해 위험불감증에 노출된다. 위험불감증은 작업 순서의 망각과 절차의 생략, 지식과 경험 부족 등에 의해 일어난다.
올해 1월 동두천시에 위치한 한 공장에서 폐기물을 차량에 싣기 위해 후진하다 사이드미러의 사각지대에서 한 사람이 치여 사망했다. 2월에도 포천시서 지게차 운전자가 포크 아래에서 작업하던 근로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포크를 내려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6월에는 집게차로 생활폐기물 마대를 들다 주변에서 작업하던 근로자를 보지못해 사망사고를 냈다. 공통점은 차량계 하역기계에서 발생한 사고들이다.
특히 지게차의 경우 안전보건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발생한 사망재해는 170명으로, 매년 평균 34명이 사고로 사망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많은 사람이 일하는 작업장에서 관리·감독자는 위험을 사전에 인식하고 안전수칙 게시와 근로자 교육을 시켜야 한다. 또한 작업계획을 세우고 유도자를 배치, 운전자는 작업 계획과 유도자의 신호에 따라 작업해야 한다. 차량계 하역기계는 운전자가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많아 후진경광등과 경보기에 추가해 후방카메라를 설치, 운전자의 후방 시야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작업후·정비중에는 키를 빼어 관리하고 지게차 면허소지자 이외에는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관리감독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칙을 지키지않아 발생된 재해가 위험불감증에 기인된 사고다. 위험불감증에 의해 발생된 사고 재해자는 2013년 고용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서 9만1천824명이 발생했으며, 이중 사망자는 1천929명에 달하고 경기북부에서도 5천476명이 발생해 97명이 사망했다.
직장에서 일하다 불의의 사고로 불구자가 되고 그것보다 더 큰 사고로 외부모가정이 된 산재 유가족을 생각하면서 안전불감증이 아닌 위험불감증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가정이 됐으면 한다.
/김용진 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