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은 이 통일신라시대 불상을 비롯해 올해 기증받은 고려시대 나전경함(螺鈿經函) 등 2010년 이래 최근 입수한 중요 문화재 12점을 14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상설전시관 1층 테마전시실에서 전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중에서도 국보급에 견줄 만한 8세기 말~9세기 초반 통일신라 금동불상은 국내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식의 금동불 입상(立像)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물관은 높이 30㎝인 이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이 "광배와 대좌를 모두 갖춘 데다 보석이 박힌 보기 드문 작품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인 이 불상이 방형의 얼굴에 평면화한 이목구비, 얼굴이 큰 신체 비례, 선으로 새긴 옷주름, 내의(內衣)를 입고 법의(法衣)를 양 어깨에 걸친 옷차림새 등에서 전형적인 통일신라 후기 불상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특히 불상 뒤를 장식하는 광배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수정으로 생각되는 보석을 장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내에서 전혀 보고된 적이 없는 양식이지만, 1982년 중국 닝보(寧波)시 천봉탑(天封塔) 지궁(地宮·탑의 지하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출토되었다가 2009년 닝보시박물관에서 공개한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입상(높이 21㎝)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이 통일신라 금동불상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감정위원으로 참여한 불교조각사 전공 최성은 덕성여대 교수는 "최근 새롭게 알려진 통일신라시대 불상으로는 수작 중의 수작이라 할 만하다"며 "닝보에서 통일신라시대 불상이 발견되기 이전까지는 전연 알 수 없던 새로운 통일신라시대의 불상 양식, 즉 광배를 돌아가며 보석을 장식한 사실을 이번에 확실히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일신라 금동불상은 박물관이 구입하기 전에는 중국 불상으로 오인돼 미국 경매 시장을 몇 년간 돌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신라 금동불상 감정에 참여한 다른 불교미술사 전공자는 진품이 아니라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중앙박물관은 진품임이 확실하다고 판정하고 이 불상을 구입했다.
통일신라 금동불상와 함께 공개하는 유물로는 국보급 가치를 가진 나전경함을 비롯해 임진왜란 때 일본을 정벌한 내용을 담은 병풍 그림인 정왜기공도병(征倭紀功圖屛)과 조선 정조 연간의 최고 초상화가 이명기(李命基)가 그린 김치인(金致仁) 초상, 조선후기 시·서·화 삼절(三絶)로 일컫는 강세황(姜世晃·1713~1791) 그림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