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만에 개방된 서울역 고가…나들이객들로 '북적'

서울시, 4시간 동안 개방 행사…일부 상인 반대 집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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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역 고가도로의 차량통행을 차단하고 시민이 자유롭게 거닐며 조망할 수 있는 '시민개방행사(서울역 고가 개방)'가 열린 12일 오후 시민이 서울역 고가도로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서울역 고가는 현재 안전도가 D등급으로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박원순 시장이 최근 미국 방문 때 이르면 2016년까지 뉴욕 하이라인 파크와 같은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서울역 고가도로가 차량 대신 시민들에게 개방된 12일 오후 이곳은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서울역 고가는 안전도가 D등급으로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박원순 시장은 최근 미국 방문 때 이르면 2016년까지 뉴욕 하이라인파크와 같은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곳은 1970년 준공 행사 때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가 테이프 컷팅을 위해 걸어 올라갔을 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보행 공간으로 개방된 사례가 없어 이날 44년 만에 처음으로 보행자들에게 개방된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서울역 고가, 첫만남: 꽃길 거닐다'로 다채로운 부대 행사가 열려 오가는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고가도로 한쪽은 국화 등 각종 꽃으로 단장했고, 시민들의 소원을 적어 거는 나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포토존', 플로리스트들의 전시 등도 마련됐다.

서울역 고가와 서울역
▲ 서울역 고가도로의 차량통행을 차단하고 시민이 자유롭게 거닐며 조망할 수 있는 '시민개방행사(서울역 고가 개방)'가 열린 12일 오후 시민이 서울역 고가도로를 거닐고 있다. 서울역 고가는 현재 안전도가 D등급으로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박원순 시장이 최근 미국 방문 때 이르면 2016년까지 뉴욕 하이라인 파크와 같은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25도가 넘는 늦여름 날씨에 햇빛을 피해 선글라스, 모자, 양산 등으로 가린 시민들은 고가도로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TV에서 개방 행사를 한다는 뉴스를 보고 인천에서 온 윤용택(81)씨는 "60년 넘게 봐 온 풍경이지만, 고가 위에서 바라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이곳에 공원이 조성되면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고가도로에는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손을 잡고 나온 연인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 상암동에서 세 어린 딸과 나온 조지희(38·여)씨는 "평소 무심코 차로 지나가기만 한 이곳을 걸어 보니 위에서 내려다보는 남대문과 서울역의 경치가 신선하다"면서도 "고가도로가 공원이 되면 교통에 있어서 불편한 점도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역 고가 위에 선 시민
▲ 서울역 고가도로의 차량통행을 차단하고 시민이 자유롭게 거닐며 조망할 수 있는 '시민개방행사(서울역 고가 개방)'가 열린 12일 오후 시민이 서울역 고가도로를 거닐고 있다. 서울역 고가는 현재 안전도가 D등급으로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박원순 시장이 최근 미국 방문 때 이르면 2016년까지 뉴욕 하이라인 파크와 같은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도 삼삼오오 이곳을 찾아 처음 보는 풍경에 연방 셔터를 눌러댔다.

미국에서 온 헤하르도 데하다(28)씨는 "서울 시내는 평소 너무 복잡했는데, 빌딩 숲 한가운데 이렇게 꽃길을 만들어 걸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1만여명 이상이 고가도로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남대문 시장 상인 등 300여명(경찰 추산)은 개방 행사가 시작된 낮 12시 고가도로 인근에서 공원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였다. 참가자들은 고가도로가 공원이 되면 교통체증이 빚어져 상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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