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신공

[경인신공]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고장의 역사/안산 잿머리 포구

고려시대 중국·세계로 가는 길목

강동6주 회복한 서희도 이곳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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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 잿머리 포구. / 원일중 제공
성두산 정상에 성 쌓은 흔적
군사요충·상업 중심지 추정


고려시대 972년(광종 23), 고려 조정의 내의시랑(內議侍郞, 내의성 정4품) 서희는 송나라와 십여 년간 단절되었던 외교관계를 복원하기 위하여 사신 자격으로 송나라를 향해 떠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는, 거란과의 외교담판으로 강동 6주를 회복한 바로 그 서희입니다.

이때 서희는 북방의 육로를 택하지 않고 해로를 이용하여 떠나게 되는데, 그 출발지가 바로 안산 잿머리 포구였어요.



왜 뱃길로 가야 했을까요? 당시 고려의 북방지역은 거란과 여진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려에서 중국으로 사신이 떠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해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이용하여 중국을 왕래합니다.

서희가 중국으로 떠나기 위해 출발한 잿머리는 어떤 곳일까요?

잿머리를 ‘성두리’라 하는데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잿’은 성(城), ‘머리’는 두(頭)를 나타낸다. 그래서 이곳이 성두리(城頭里)입니다. 이곳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인데 성(城)이 지명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아 예전에 성(城)을 쌓았던 지역임을 알 수 있겠죠?

《안산읍지》에 “城頭高峰上有城堡遺....”라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성두산 정상에 성의 흔적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또한 일제시대에 발간된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 “성두산(城頭山)의 둘레가 약 2백칸(360m) 정도인 토루가 남아있다”라는 기록이 있어 확실하게 성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어요.

또한, 《동국여지지》에 의하면 “獐項口縣 在府西三十里”라는 기록이 있는데 군의 서쪽 30리 지점은 바로 성두리 일대입니다. 이는 고구려 장항구현의 치소가 바로 잿머리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당시 고구려의 치소는 군사적인 개념이 강하였기 때문에 이곳 잿머리에 쌓은 성을 통해서 행정과 군사 업무를 함께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대부도에서 발견된 ‘육곡 고려 고분군’을 통해 당시 안산만 주변에 커다란 해상세력이 존재하였음을 추측할 수 있는데, 이들은 중국과 해상을 통해 활발한 교류를 한 상인집단 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 지역이 군사적 요충지 역할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상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지역임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삼국시대 이래로 중국과의 교류가 빈번해 지면서 경기지역의 서해안 일대는 국가의 중요한 지역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안산의 잿머리도 대중국과 해양 진출의 교두보였을 것입니다.

즉, 중국과의 정치적, 경제적 목적을 위해 수 많은 배들이 잿머리 항구를 드나들었을 것이고, 해양으로 침략하는 외적들을 막기 위해 방어기지로서 중요한 위치를 가졌을 것입니다.

고려시대에 중국과 세계로 통하는 길목이 바로 잿머리 항구였던 사실이 고려시대 안산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자부심이었을 것입니다. 바로 잿머리 항구를 통해 세계로 나아갔고,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였을 것이니까요. 오늘날 안산은 ‘다문화 도시’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시대의 안산을 세계로 진출하는 안산으로 만들어 후대에 전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신대광 원일중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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