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때 고등부 기록달성 두각
동계AG등 국내외대회 석권
무릎부상 작년 ‘재활 구슬땀’
올 동두천시청 입단 맹훈련
“개인기록 경신·올림픽 목표”


“부상이 있었던 만큼 올해엔 개인기록 갱신에 노력하겠다.”

‘한국 중장거리 스피드 스케이팅 간판’ 박도영(23·동두천시청)에게 2013년은 ‘부상’이라는 단어밖에 없었다.

2013년 겨울, 훈련 도중 스케이트 날에 왼쪽 무릎이 심하게 부딪치는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박도영은 “12월 말 수술한 후 1년 정도를 치료와 재활에 매달렸다”면서 “그 때 부상으로 2014년 시즌을 치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박도영은 양주 은봉초 5학년 시절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었다. 당시 학교에서 가장 키가 컸었다는 박도영은 학교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스케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면서 “처음엔 스케이트를 잘 타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6학년 시절 ‘1년만 더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훈련했다”고 전했다.

그 노력의 결실은 양주 백석중에 입학해 시즌 첫 대회인 공인 기록대회에서 나타났다.

중학교 1학년 임에도 고등부 기록을 세우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박도영은 “아직도 그 때가 생각난다. 메달이 없는 대회였지만 신참이 고등부 언니들 만큼 기록을 내니까 다들 놀라워 하더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이후 박도영은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며 스케이트 유망주로 떠올랐다. 지난 2008년엔 전국남녀 종목별 빙상선수권·스프린트 빙상선수권 3천m에서 시즌 2관왕을 거머쥐었고 2009년엔 제40회 경기도체육상 경기부문에서 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2011년 전국남녀 종합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여자 3천m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국제 대회에서의 경력 또한 화려했다.

지난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스피드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13년 트렌티노 동계유니버시아드 스피드스케이팅 5천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양주 덕정고와 한체대를 거친 박도영은 올해 동두천시청에 입단해 처음 직장인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박도영은 “대학을 졸업하고 동두천시청에서 가장 먼저 제의가 왔고 동두천시청에 입단하게 됐다”면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점과 인원은 많지 않지만 선·후배 간에 단합이 잘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제 직업인으로서 스케이트를 타게 되니 대학 시절과는 느낌이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박도영의 올해 목표는 자신의 개인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1년 가량을 쉬었기 때문에 개인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면서 “1천500m에선 2분03초, 3천m에선 4분16초의 기록을 넘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멀리는 2018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꼭 개인종목 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도영은 훈련이 끝나면 영어를 배우기 위해 훈련장 근처 영어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노력파다.

그는 “국제대회에 나가면 외국 선수들, 코치들과의 대화가 부족해 아쉬웠다. 또 인터뷰 요청도 영어가 부족해서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그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공부를 하고 있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됐을 때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과 그들의 응원소리에 집중이 안될 정도였다”면서 “세계 대회와 국내 대회는 확실히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에서 차이가 난다. 한국에선 선수 부모님과 동료 선수들만이 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쉽다. 빙상종목 활성화를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