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염료제조업체 퇴직근로자 2명이 방광암에 걸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직업병 판정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4일 근로복지공단 인천 북부지사와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서구 석남동 벤지딘염산염 제조업체 근로자 한모(53)씨와 조모(60·사망)씨가 벤지딘염산염 장기노출에 따른 직업성 암인 방광암에 걸린 사실이 확인됐다.
 20년 이상 이 회사에서 근무한 한씨는 지난해 11월 직업병 판정을 받고 현재 인하대병원에 입원, 치료중이다. 30년 동안 벤지딘염산염을 다뤘던 조씨는 지난 2000년 회사를 그만둔 뒤 방광암이 발병하자 신병을 비관해 지난 2003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발암물질인 벤지딘염산염은 호흡기를 통해 몸안에 흡수된 뒤 대개 2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방광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1980년대 이후 수천명이 벤지딘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앞으로도 발병이 잇따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한씨와 조씨가 근무한 업체에서 퇴직한 근로자 400여명의 명단을 확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추가 환자 발생 여부 등 역학조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