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흥섭이 리얼리즘 문학을 분출했던 공간이 바로 '습작시대'다. 지난 1927년 2월1일 창간된 이 잡지는 인천을 기반으로 발행됐지만 당대를 호령하던 문인들이 참여했던 중요한 문학사적 가치가 있다.
'습작시대'는 반타블로이드판 20면 내외의 월간지였다. 비용은 한형택이 대부분 제공했고 편집은 진우촌이 담당했다고 한다.
주요 필진으로는 중앙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주요한과 김동환, 박괄양 등의 중량급 문인들이 참여했다. 창간호에서는 이광수와 최남선, 김팔봉 등도 글을 써 당시 문학계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각 지역 문학청년들의 교류와 문단 선배들의 후원에 힘입어 창간된 이 잡지는 판매 또한 동인들에 의해 이뤄졌다. 당시 습작시대는 꽤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엄흥섭은 '책장에 갖다 맛기고 간판이나 하나 세우면 불과 3·4일 동안에 휙 다 팔려버리곤 했을 정도'라고 '나의 동인잡지시대를 말함'에서 적고 있다.
습작시대는 4호를 끝으로 폐간된다. 현재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창간호와 제3호다. 프로문학이 1920년대 후반들어 각 지역과 일반 독자층으로 그 폭과 너비를 확대하는 과정을 실증하는 잡지가 바로 '습작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