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내 속으로 몸을 던진 집 앞 논바닥의 그렁그렁 툼벙, 도서관 가는 길가의 돌멩이, 질경이, 민들레, 공설운동장의 그 바람, 어둠, 공허, 이세상의 모든 암컷, 어머니…. 내 몸 속을 유영하다 내 손을 따라 나온 그들에게 감사하다.
7년 전쯤 시적 진화를 위해 손을 잡아 주신 교수님, 해마다 이때쯤이면 신문을 모조리 사서 내 이름을 찾곤 한다는 문우들, 감사하다.
남들 앞에서 조금도 망설임 없이 과대평가 해주던 그이와 사랑하는 아이들, 가족모두에게 감사하다.
한때 계절이 오기 전에 미리 익은 건 아닐까 하는 초조함에 몸의 병만 키우며 폭식과 구토를 반복해 왔다. 많이 비뚤어져 있었다. 시골, 이름 없는 들판 한구석에 쑥으로 시들지라도 나팔꽃이 되기는 싫었던 내 자존심을 지켜준 경인일보사에 감사를 드린다. 날개를 달아 주신 심사위원님께 큰절을 올린다.
1963년 충남 연기군 출생
2003년 제9회 웅진문학상 수상
[당선소감] 시 부문-성유리
입력 2004-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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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0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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