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지체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은광학교가 개축 공사를 앞두고 공사기간 중에 장애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10일 은광학교와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은광학교(부평구 부개동 소재)는 내년 7월께 연면적 3천134㎡ 규모의 교사동 개축 공사에 착수, 2010년 상반기에 준공할 계획이다. 이 개축공사에는 시교육청이 67억9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사립인 은광학교에는 15학급에 중증지체장애 학생 107명이 공부하고 있다.

지난 1954년에 세워진 은광학교의 교사동은 장애학생들의 휠체어 2대가 교차 통행이 불가능할 만큼 복도가 비좁다. 건물안전등급은 C등급으로 노후됐다. 당초 은광학교는 서구로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예정 부지가 검단신도시 개발구역으로 편입되면서 이전 계획이 무산됐다.

은광학교와 시교육청은 1년여의 공사기간 동안 장애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공사 기간 동안 은광학교 인근에 있는 부개·일신·동수초등학교의 유휴교실에 은광학교 학생들을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3개 초등학교에는 중증 지체장애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는 화장실과 통행로·엘리베이터 등의 장애학생들을 위한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다. 시교육청은 특히 일반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반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녀들이 장애학생들과 어울려 공부하는 것을 학부모들이 꺼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들 초등학교에 장애시설을 만들면 은광학교 학생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학부모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이라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은광학교 관계자는 "일반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장애의 편견을 극복해주기를 간곡히 바란다"며 "인근 초등학교에 학생들을 분산 수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가정방문 순회교육을 해서라도 현재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