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또한 결정적인 단점을 한자로 보충, 보완한다면 더욱 빛날 것이다. 한글은 첫째, 조어력(造語力)이 제로다. 한자와 달리 가변성, 파생성이 아닌 단일성 문자다. 둘째, 앞뒤에 수식어가 붙어야만, 다시 말해 문장 연결 속에서만 뜻이 살아나고 생명력이 있는 문자다. '배우자' 하면 뭘 배우자고 외치는 소린지 남녀의 짝인지 모르고 '북한산'은 기어오르는 산인지 '메이드 인 노스코리아'인지 모른다. 셋째는 '글 골 굴' '들 돌 둘' 등 문자의 시각적인 불분명이다.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부터 고쳐야 한다. 한글은 하나의 문자지만 한국어는 '한글 고유어+한자어'다. 고유어도 태반은 한자에서 유래했고 이미 2천년 전 귀화해 우리 글자가 된 문자가 한자다. 지금의 한·중·일 한자는 각각 모양도 다르고 발음도, 뜻도 다르다. 오직 우리만의 한자다. 한자를 알면 지적 능력이 향상되고 사고력이 깊어진다.
한글과 한자는 자전거의 두 바퀴 관계다. 요즘 한자 교육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추세는 당연한 일이다. 영어도 잘해야 하고 녹색성장과 글로벌 코리아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우리 어문정책이고 교육이다. 한·중·일의 세기(世紀), 동아시아공동체 참여엔 공통문자인 한자가 불가결이다. 한글날 공휴일도 좋지만 한자문화권 국가의 한자에 대한 자각부터 깨우는 게 급선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