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물고기는 잠실수중보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으며 한강 상류의 하천인 왕숙천은 잠실수중보와 연계돼 있어 사실상 물고기 서식지로 불릴만하다. 한강과 접하고 있는 남양주시 수석동 왕숙천 상류 방향으로 1㎞정도 이동하면 260m의 하천폭을 완전히 가로지르는 토평2보가 나타나고 또 다시 상류로 1㎞ 이동하면 토평1보, 그리고 더 올라가면 동창보가 나타난다. 한강과 왕숙천이 접하는 3㎞구간에 3개의 보가 설치돼 있는 것이다.

토평2보는 당초 수중보로 설계됐지만 보통 하천물이 차고 넘쳐 작은 댐을 연상케 하고 있으며 보 한쪽에 설치된 어도는 유속이 빠르고 낙차가 커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왕숙천은 한강과 접하는 하류부터 한강에서 유입되는 물고기 진입이 차단돼 어종의 서식형태가 상·하류간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왕숙천의 어류조사는 3, 4, 7, 8월에 이뤄졌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에 속하는 둑중개가 왕숙천 지천인 봉선사천 상류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수질오염과 환경악화로 1990년대 이후 사라졌던 참갈겨니가 발견됐다.

상류지역인 포천군 내촌면이나 진접읍 팔야리 인근에서는 8종의 어종이 발견됐으나 하류인 진접읍 내각리 인근에서는 붕어, 각시붕어, 참붕어, 참마자, 돌고기, 긴몰개, 모래무지, 돌마자, 버들치, 피라미, 참갈겨니, 대륙종개, 미꾸리, 새코미꾸리, 미꾸라지 등 16종이 확인됐다. 이는 상류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하천을 따라 내려오다 하천에 설치된 보로 인해 다시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견된 어종 중 한국 고유종에 속하는 종은 긴몰개, 돌마자, 각시붕어, 새코미꾸리, 참종개, 퉁가리 등 7종으로 한반도 고유종(현 62종)중 11%를 차지했다.
서울시 한강사업소가 2006년 8~11월까지 잠실수중보 어도개선 공사 이후 팔당댐 하류의 어종 분포현황을 모니터링한 결과 은어, 가시납지리, 누치, 뱀장어, 두우쟁이, 꺽정이, 철갑상어 등 32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왕숙천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왕숙천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갈겨니와 퉁가리, 미꾸라지가 서식하고 있어 왕숙천의 수질이 좋아졌으며 하천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희대 자연사박물관 김도홍 박사는 "왕숙천과 한강이 만나는 토평2보 하류의 경우 장마철이 되면 붕어, 잉어, 동자개 등 많은 물고기가 잡히고 있다"며 "이는 왕숙천에서 사라진 어종들이 토평 1, 2보와 동창보 철거시 한강하류에 서식하는 누치, 줄물개, 끄리, 쌀미꾸리, 동자개, 눈동자개, 대륙송사리, 꺽지, 쏘가리, 버들붕어, 가물치 등이 왕숙천을 따라 남양주시 진접읍 내각리까지 서식할수 있으며 회유성 어종인 뱀장어, 두우쟁이, 꺽정이의 서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안홍규 박사는 "고양시 곡릉천 상류의 공릉2보를 철거한 뒤 8종이던 어종이 12종으로 늘어나고 수질도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 철거시 우려됐던 하천의 안정성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오염된 상류 토사가 쓸려와 2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용도폐기된 보가 하천에 방치되면서 생태통로가 차단되고 물고기 서식환경이 훼손되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왕숙천 어종은 1930년대 최소 35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1980년대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1990년대 들어서는 19종으로 감소했으며 현재는 총 26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총 7과 21종이 확인됐다.
/경인일보, 우석헌자연사박물관,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팀 공동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