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신창윤기자]'자신과의 싸움만 남았을 뿐이다'.

'경기도가 낳은 세계적 스타' 김연아(19·고려대)가 3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마지막 상대'인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김연아는 올시즌 첫 대회였던 지난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자신이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던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207.71점)을 훌쩍 뛰어넘은 210.03점을 기록한데 이어 11월 5차 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에서 76.28점을 받아 또다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 두 번의 대회에서 모두 2위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입증했다.

이번 파이널 대회에는 조애니 로셰트(캐나다)와 안도 미키, 스즈키 아키코(이상 일본), 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 애슐리 와그너(미국) 등이 여자 싱글에 나서지만 사실상 김연아를 위협할 만한 적수는 없다. ┃그래픽 참조

로셰트가 6차 대회때 182.90점을 받아 경쟁자들 중 가장 높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김연아가 5차 대회때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난조를 보인 끝에 받은 187.98점보다 5점 이상 낮다. 로셰트를 제외하면 스즈키와 안도만 1차례씩 170점을 넘었을 뿐, 160점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김연아와 현격한 기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경쟁자들과의 대결보다는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해 보다 완벽한 연기를 펼칠 수 있느냐가 김연아에게는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도쿄는 김연아의 '즐거운 추억'이 서린 곳이다.

지난 2007년 3월 20~25일까지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열린 곳이 바로 도쿄이기 때문이다. 당시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뒤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김연아는 여자 싱글에서 한국인 사상 첫 동메달을 따냈다.

김연아는 "항상 모든 선수들이 경쟁상대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라이벌이 있거나 없거나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하겠다. 내 할 일만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4일 오후 7시40분, 프리스케이팅은 5일 오후 7시30분부터 각각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