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혜민기자]경기도교육청이 10년째 운용중인 '그리운 스승찾기' 제도가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 교사의 참여율이 적은데다 교육청도 아예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모(25)씨는 얼마 전 취업에 성공, 설을 앞두고 7년 전 자신을 아껴준 고등학교 은사를 찾기 위해 수소문했다. 김씨는 도 교육청내 '그리운 스승 찾기' 게시판에서 선생님의 이름을 검색했지만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도교육청에 전화 해봐도 개인정보 보호 정책 때문에 교사의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김씨는 결국 선생님 찾기를 포기해야 했다.
1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4월 그리운 스승찾기 제도를 도입,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스승의 근무지와 연락처 등을 문의하는 제자들에게 스승의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전화 등을 통해 스승의 정보를 알려주던 교육청이 지난 2008년 7월부터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이를 금지하고, 교사가 자율적으로 직접 자신의 정보를 게시판에 올리도록하면서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이는 공개된 게시판에 개인정보를 올리는 것에 대해 교사들이 꺼리고 있는데다 일부 영업사원들이 제자를 사칭,물품 등을 판매하면서 참여율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원의 모 고교 교사는 "스승찾기 서비스를 알고는 있지만 제자를 사칭한 일반인들에게 광고전화가 올 때가 많아 교사들이 등록을 꺼린다"며 "우리 학교의 경우 교사 수가 80여명인데도 스승찾기에 등록된 선생님 수는 6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재 도교육청은 스승찾기 게시판 관리만 할 뿐, 교사와 제자들을 연결하는 업무는 사실상 손을 뗐으며 스승찾기 게시판에 등록된 교사 수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선생님 정보가 등록된 게시판을 없애고, 제자의 신원을 확인한 후 해당 교사에게 제자의 연락처를 전해주는 방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학교 수가 서울보다 훨씬 많아 서울시처럼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해명했다.
스승찾기 제도 10년 '빈 게시판'
도교육청, 2008년 7월 개인정보보호 차원 금지 '자율' 전환
입력 2010-02-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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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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