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민정주기자]독도문제 등이 불거질 때마다 국민과 네티즌들의 공분이 전국을 달궜지만 정작 3·1절은 외면당하고 있다.

■ 여행객은 늘고 = 이번 제91회 3·1절이 주말과 맞물려 3일간 연휴가 되면서 여행업계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국내외 항공사의 일본행 항공기는 연휴기간동안 전석 매진됐고 주요 여행사들도 현지 가이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3·1절에 일본으로 놀러가는 사람들이 많다. H여행사 가이드 이모(38)씨는 "일본여행객들에게 3·1절은 그저 휴일일뿐"이라며 "국경일의 의미는 퇴색되고 연휴라는 점만 기억되는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 행사 및 참여인원은 줄고 = 3·1절 기념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인천 계양구 황어장터, 안성, 화성 등에서 독립만세 재현 행사 등 대규모 기념식이 준비돼 있지만 참여 인원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행사 관계자는 "2008년 3·1절도 연휴가 겹치면서 행사 참가자가 줄고 행락객만 크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수원보훈지청 관계자는 "국경일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딱딱한 기념식보다는 전시회, 마라톤 등 문화체육활동 형식의 행사를 기획하고 있지만 3·1절뿐 아니라 어떤 국경일이든 연휴가 끼면 행사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 정부 관심도 줄어 =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부터 4학년 1학기 교과서에서 유관순 열사 관련 내용을 삭제하기로 했다가 반발이 일자 내년부터 5학년 1학기 교과서에 다시 싣기로 했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가 초교 교과서에 유관순 전기가 빠진다는 사실을 알고 이번 3·1절에 항의시위를 계획하자 교육부는 2011년 5학년 1학기 교과서에 해당 내용을 다시 싣겠다고 물러섰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국가가 청소년에 대한 애국교육을 포기하려했던 것"이라며 비난했다.

■ 학생들도 무관심 =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생중 3·1절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학생은 10명 중 6명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9.1%의 학생들만이 3·1절은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라고 답했을 뿐이다. 초등학교 교사 김모(26)씨는 "3·1절이 며칠이냐고 묻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