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남양주/이종우기자]남양주 및 팔당 일대에서 내년 9월 26일부터 개최될 세계유기농대회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유기농대회로 친환경유기농업의 중심인 경기도 및 남양주시의 농업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세계적인 행사가 예상치 못한 걸림돌을 만난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유기농대회는 한국의 5천년 농업역사와 친환경 생태농업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유기섬유, 화장품, 수산업, 수도작, 인삼 등 유기농 연관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끌어올릴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 특히 이번 대회는 재생가능한 자원활용, 이산화탄소 배출절감, 재활용 활성화, 사회적 책임의 녹색성장대회로 추진되면서 미래세대를 위한 친환경 프로그램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회를 1년 6개월여 앞둔 지금,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회의 주무대가 될 팔당지역 유기농단지가 포함돼 농민들이 반발하면서 대회 준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팔당지역이 4대강 사업에 포함되면서 지난해 6월부터 팔당지역 유기농 농민들의 반발이 시작됐고, 여기에 천주교 등 종교계가 가세해 지난해 말부터 반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천주교측은 지난해 11월 24일 팔당유기농단지에서 '생명살림미사'를 진행한데 이어, 12월 29일에는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주최로 '천주교 비상행동 선포식'을 갖기도 했다. 이같은 농민들과 종교계의 반발로 새롭게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계유기농대회와 팔당유역 유기농업이 우리나라 농업 및 연관산업 발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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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유기농대회 한국조직위 개소식 |
■ 팔당지역의 유기농업
6천652㏊의 청정지역에서 친환경 유기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경기도는 매년 10만1천35t의 친환경유기농산물을 수도권지역에 집중 출하하고 있다. 특히 유기농업에서 팔당 일대는 연간 경기도 유기농업 생산량의 80%를 담당할 정도로 중요한 지역이다.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진중·삼봉리 일대 70여 농가와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일대 30여 농가들이 연간 100t의 유기농 채소를 수도권에 공급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만 60억원, 30여년전부터 유기농업을 시작했고 요즘 딸기농장은 매일 7천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팔당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유기농쌀과 유기채소, 배, 딸기 등 다양한 유기농산물이 생산되고 있으며 유기농 영농조합이 1일 서울의 15만 가구와 직거래 시스템으로 거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4대강 사업 및 연관사업들로 이같은 터전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유기농업 터전인 양수리 일대 40여만㎡에 체육공원과 선착장 등을 갖춘 두물머리나루터 복원계획을 세웠고 남양주시도 남한강을 따라 송촌~진중~삼봉리 일대 8㎞강변을 공원 등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팔당생명살림측은 "양서면과 조안면 일대는 경기도가 아시아 최초로 유치한 세계유기농대회가 열리게 될 지역"이라며 "4대강 개발로 대규모 친환경 유기농업단지가 사라지고 유기농업이 없는 유기농대회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팔당유기농단지의 경우 4대강으로 편입되는 농지는 총 77농가 205필지 26만6천333㎡로 이중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가는 33농가 15만1천419㎡다.
경기도와 남양주시는 인증농가에 대해 대체 농지로 와부읍 도곡리 일대 16만5천289㎡를 마련, 농민들에게 제시했지만 농민들은 유기농단지가 조성되려면 엽채소단지는 2년, 다년생물은 4년이 걸리고 대체부지 인증만 받는데 2~3년이 걸린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체부지는 최소한 4년이나 걸려야 사실상 유기농단지로서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어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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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농 테마파크 조성협약 체결 |
■ 유기농대회 유치효과
국내 유기농업은 아직 먹거리에 편중돼 있지만 이번 대회가 유기농업 및 관련사업 발전에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유기농관련 사업은 유기농 가공식품 4천억원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친환경 유기농산물의 생산·가공 및 유통산업 확대로 친환경 농업면적이 6천650㏊에서 1만1천㏊로 확대되고 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와 브랜드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0년에는 4조원대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기화장품 1조원, 유기장난감 3천억원, 유기농가구 2천억원, 유기농 섬유·패션에 4천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만여명의 고용효과도 함께 가져오게 된다.
■ 지역경제 활성화
세계유기농대회는 110개국 2천200여명의 외국인과 100만여명의 내국인들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약 522억원의 경제적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안전먹을거리 확산 및 유기농업 성장이 기대되며 다양한 유기농 관련 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돼 지역내 기업 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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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사업중단 미사 |
■ 유기농박물관
남양주시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총 4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안면 일대에 유기농박물관 및 센터를 건립한다. 유기농 박물관 및 센터는 부지 4만3천314㎡에 연면적 5천15㎡규모로 조성된다. 다양한 체험농장으로 유기농확산 보급은 물론 수도권 도시민의 여가시설로 활용된다.
※ 2011 세계유기농대회 일정 (9.26~10.5)
▶ 사전콘퍼런스=9월26~28일. 남양주, 양평, 울진 등에서 개최(섬유·화장품·주류·인삼·수산양식·발효식품·유기과수)
▶ IFOAM학술회의=9월29일~10월 1일, 남양주 종합촬영소(유기농업과 기후변화, 국제인증기준, 유기농업정책)
▶ IFOAM총회=10월3~5일. 남양주 종합촬영소(사업 및 결산보고, 차년도 사업계획, 차기대회 개최국 결정)
▶ 유기농박람회 (페스티벌마켓·박람회)=9월22일~10월5일(유기농산물·유기가공식품·유기관련제품·유기인증업체 등)
▶ 유기농투어=한국, 중국, 일본(유기농체험 및 시범단지 방문, 한·중·일 연계)
▶ 부대행사=9~10월 경기도 일원(생명평화축제, 유기농영화제, 유기섬유 패션쇼, 야외공연 축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