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박상일기자]그의 꿈은 '노벨상'이다. 벌써 오래 전, 중학생 시절 부터 가슴 깊은 곳에 소중하게 심어놓은 꿈이다. 노벨상이라면 한창 꿈을 키워가는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그려보는 '만인의 꿈'이라지만, 그가 꾸었던 노벨상의 꿈은 다른 이들의 춘몽(春夢)과는 달랐다. 여름철 한차례 퍼붓고 그치는 소나기 같은 꿈이 아니라, 50살이 된 지금도 '진행형'인 꿈이다. 지난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발짝 한발짝씩 쉬지않고 달려가고 있는 꿈이다. 그는 오늘도 그 커다란 꿈을 이루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는 CEO다. 그가 내민 명함에는 'S사 대표이사 강희문'이라는 직함과 이름이 새겨져 있다. S사는 국내 굴지의 반도체 회사와 협력업체들에게 첨단 부품을 납품하는 건실한 중소기업이다. 가정에서도 그는 훌륭한 가장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런 그를 놓고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보통 사람들'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그의 이색적인 '열정' 때문이다.


지난 2006년 1월 국내 모 일간지에 특이한 광고가 실린다. '2006년 노벨상을 예약합니다'란 커다란 제목을 단 전면광고였다. 광고는 한번에 그치지 않고 3월까지 총 6번에 걸쳐 7개의 면에 이어졌다. 광고의 내용은 독특한 이론이 담겨있는 논문과 관련 연구자들에게 보내는 제언, 그리고 그 논문에 대해 10억원(마지막회에서는 100억원)을 걸고 이론적 도전을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유력 신문의 전면 광고에 들어가는 만만치 않은 비용과 활자화돼 돌이킬 수 없게된 '도전 현상금'을 감안할때, 웬만한 경제력과 자신감이 아니고서는 엄두도 못낼 광고였다. 광고 연재를 낸 주인공이 바로 강희문 대표였다.

"노벨상을 받겠다는 생각은 중학교 때였지만, 연구논문을 결정한 것은 대학교 때였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논문발표대회 참가를 위해 소재를 찾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천문학이었습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였지만, 어렸을때 부터 관심이 많았던 천문학과 지구과학 분야에 유난히 미해결 과제들이 많은 것에 매료돼 결국 논문 소재를 천문학에서 찾았다. 그렇게 시작된 연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논문들을 뒤졌다. 졸업 후 직장을 갖게 됐지만, 이미 빠져든 연구를 중단할 수는 없었다. 그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퇴근후는 물론이고 주말과 휴일에도 틈나는 대로 도서관에서 논문을 뒤지며 자신의 학설을 만들어 갔다. 그렇게 5년만에 그는 독창적인 연구의 큰 줄기를 완성한다.

"지금까지의 학자들은 출발부터 잘못돼 왔어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다 보니 당연히 연구를 계속 할수록 미궁으로 빠져드는 게 당연합니다. 제가 논문들을 빠르고 쉽게 만들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처음 출발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강대표의 논문들은 제도권 과학계에서 보자면 대단히 파격적이다. 그는 은하계의 원반구조 형성이론부터 시작해 태양계의 소행성대 생성이론, 수성·화성·달의 형성이론, 지구 내부구조론, 지구 자기장의 생성과정 및 변화 이론 등 폭넓은 이론들을 하나의 일관된 설명으로 풀어가고 있다.

하지만 강 대표는 논문을 발표하는 단계에서 벽에 부딪힌다. 아무리 대학들과 관련 분야 교수들을 찾아다니며 설득을 해도 전공자가 아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비웃음과 무관심 뿐이었다. 그래서 그가 결심한 것은 '돈을 벌자'는 것이었다. 자신의 힘으로 논문을 세상에 발표하고, 자신의 힘으로 인정을 받을 길을 찾겠다고 결심한 것이었다.

"워낙 물리학적으로 든든한 기초를 갖고 있었고, 약간의 운도 따라준 덕분에 사업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사업에 전념할 때에는 모든 것을 접고 사업에만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마련된 경제적 능력으로 그는 2006년 드디어 '광고'라는 수단을 빌려 논문을 발표한다. 하지만 100억원이라는 '거액'을 내걸었음에도 그에게는 누구 하나 도전하지 않았다. '제도권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그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실망하지 않습니다. 도전은 계속 이어집니다. 한국의 연구 풍토가 그러하다면,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겠습니다. 여러가지 준비가 진행되고 있고, 올해는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강 대표가 이처럼 욕심을 내는 이유는 그의 이론이 도달하는 결론 때문이다. 그의 연구대로라면 지구는 엄청난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것을 정확하게 미리 알고 준비를 해야 한다는게 그의 간절한 바람이다.

"꿈은 이루어 집니다. 하지만 이제는 노벨상이 문제가 아닙니다. 노벨상은 하나의 과정일 뿐이고, 노벨상이라는 꿈을 실현함으로써 인류를 위한 학문을 완성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지막 꿈이 될 것입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했을때 그가 받았던 차가운 냉대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는 강 대표는 "결국 진리는 밝혀질 것"이라며 오늘도 '마지막 꿈'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 강희문 대표가 그려낸 지구내부 구조

■ 강희문 대표 핵심이론은

"혜성충돌 지구내핵 폭발 수성·화성·달 생성"

강희문 대표의 이론들은 쇠사슬처럼 연결된 일련의 사건과 결과,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미래를 설명하고 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태양계에는 약 35억년 전 대변혁이 일어난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던 행성과 불안정한 궤도를 돌고 있던 혜성이 충돌, 엄청난 파편이 주변 행성들을 강타한다. 당시 물과 대기가 없던 지구에도 파편들이 쏟아졌다. 그 중 고밀도의 철로 이뤄져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폭발혜성의 내핵 하나가 지구와 충돌, 150~300㎞에 불과하던 지각·맨틀을 뚫고 내부에서 폭발한다.

고온의 액체 상태이던 지구의 내핵은 폭발 압력에 의해 충돌 구멍으로 분출되고, 로시한계를 벗어나 서로 뭉치면서 수성과 화성과 달을 만들어 낸다.

지구는 내핵 폭발 이후 내부 압력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중심부가 냉각된다. 분출된 내핵으로 인해 내부에는 공간이 생기고,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공간이 고르게 확산돼 내핵과 외핵 및 맨틀의 경계를 이루는 가스층이 생겨난다.

냉각된 내외핵은 고체상태가 되고, 내핵 분출과정에서 용암이 피뢰침 역할을 하면서 지구 외부에 존재하던 전리층 자기장이 내부로 유입돼 내핵을 영구자석으로 만든다.

한편, 내핵 분출 이후 냉각 과정에서 지구는 반경이 줄어들게 되고 딱딱한 지표에 균열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판구조를 만든다.

지구의 자기장은 이렇게 만들어졌으며, 영구자석인 내외핵이 중력의 변화(빙하의 양 변화에 따른 바닷물의 이동이 원인)에 의해 내부에서 움직이게 되면 자기장의 변화와 함께 대대적인 충격이 지구에 초래된다.

현재는 빙하가 감소하면서 바닷물이 적도쪽으로 몰려(자전의 영향) 내외핵이 커다란 회전변화를 일으키기 직전의 상태로, 자기장 변화에 따른 기상변화와 핵 이동에 따른 대형 지각변화(지진 등)가 수십년 내에 인류에 닥쳐오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