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포천/최원류기자]요즘 경복대학이 어수선하다.

한 학생의 나눔실천 때문이다. 이 학교 1학년 새내기가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다른 학우들을 위해 써달라며 장학금 500만원을 기부한 것. 재학생이 다른 학우들을 위해 장학금을 내놓는 게 흔치 않아 학교측을 당황케 했다. 게다가 이 학생은 학기마다 500만원씩 매년 1천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키로 했다.

학교를 어수선하게 만든 주인공은 복지행정과 10학번인 장영복(49)씨. "주간에 일하고 야간에 공부하는 어려운 학우들에게 내가 받은 장학금을 되돌려줬을 뿐"이라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나눔을 실천했다'. '어렵고 힘든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 등 군더더기가 없었다. 장씨는 장학금 기부가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만학에 동참한 다른 학우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되지않을까 우려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학에 동참한 학우들이 그의 나눔 실천에 대한 격려와 큰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늦깎이 학생인 장씨의 학구열은 대단하다. 인천에서 통학하면서 결석, 지각, 조퇴가 단 한차례도 없었다. 성적도 과 차석을 했을 정도다. "너무 공부하고 싶었다"는 장씨는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못했던 공부를 다시 할 수 있어 30년 묵은 체증이 사라졌다"고 했다.

"아들이 경쟁을 제안했다"는 장씨는 "수업 끝나고 집에 가면 11시지만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새벽 2시까지 공부한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극소형 스프링을 생산하는 (주)스피코 대표이사인 그는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두 아들과 함께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