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오동환 객원논설위원]아메리카=마약대륙이다. 멕시코 사법당국은 북부 국경도시 티후아나(Tijuana)에서 멕시코사상 최다인 무려 105t, 3억4천만 달러의 마리화나를 압수했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멕시코→미국 마약 밀수만도 연간 200억~400억 달러인 세계 최대 마약 생산국 멕시코는 펠리페 칼더런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6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총격전 사망자만도 4년간 2만2천700명이다. 브라질의 카니발 직전인 지난 2월 11일 리우 데 자네이로 북부 슬럼가의 마약 총격전 사망 8명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콜롬비아도 마약 생산 대국이다. 네덜란드는 지난 2월 10일 콜롬비아로부터 스키폴공항으로 밀수된 밸런타인데이 용 장미 2만 상자에서 코카인 8㎏을 압수했다고 ANP통신이 보도했다.

장미 상자뿐이 아니다. 22세의 한 멕시코 처녀는 지난 2월 10일 무엄하게도 예수의 초상화 액자 속에 14㎏의 마리화나를 숨겨 미국에 입국하려다가 텍사스 주 엘패소(El Paso) 국경경비대에 발각됐고 작년 9월 20일 스페인 수사당국이 마드리드공항에서 체포한 마약 소지자는 놀랍게도 우루과이의 92세 휠체어 할머니였다. 그녀는 코카인 4.3㎏을 휠체어 밑에 깔고 일부는 허리 밴드에 감추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건 지난 4월 14일 미 펜실베이니아 주 윌크스 배러(Wilkes Barre) 경찰 발표였다. 8살짜리 초등학생이 헤로인 봉지 수십 개를 반 아이들에게 나눠주다가 발각됐다는 것이다. 북·중·남미 유명인 마약 연루는 열거하기조차 어렵다.

마약(痲藥)은 글자 그대로 정신과 육체가 마비되는 약이다. 투약한 마약 기운의 뇌 전달 시간은 0.7초. 파멸로 가는 가장 짧은 시간이다. 1912년 발간된 박이양(朴陽)의 신소설 '월명정(月明亭)'엔 '아편 침 두 대에 황소 떨어지듯…'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황소도 아편 침 두 대면 끝장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붙잡힌 외국인 마약사범의 30%가 원어민 강사라니 아찔한 일이다. 아편 먹는 X(opium eater)-아편쟁이에게 외국어 교육을 맡기다니 위험하기 짝이 없고 그 교육 또한 제대로 될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