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세권 개발 지연과 지난달부터 수원역과 영등포역에 KTX가 정차하면서 시·종착역이 아닌 정차역으로 전락한 KTX광명역 역사가 지난 10일 찾는 손님이 거의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인일보=김혜민기자]지난 10일 오후 3시께 광명시 일직동에 위치한 광명역 주변은 다른 KTX역과는 달리 한산했다. 부지 면적 26만4천㎡의 거대한 광명역은 주변에 상가와 건물없이 홀로 덩그러니 서 있었고, 역사 외부에 마련된 주차장 2천여개면도 텅텅 비어 있었다.

역사 내부도 사정은 마찬가지, 1층 매표소 앞에서 표를 끊으려는 승객들은 3~4명이 고작인데다 주변 카페와 마트에서도 손님을 찾기 어려웠다. 잠시후 지하 1층 플랫폼에서 KTX에 승차했던 승객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들은 금세 다른 열차를 갈아타거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환승해 광명역을 떠나 버렸다.

승객 김모(43·의왕시)씨는 "광명역 지하철은 한시간에 한두대가 고작이라 시간을 잘 맞추지 않으면 서울역에서 내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KTX역만 달랑 있지 주변 역세권이 조성돼 있지 않아 불편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광명역이 개통된지 6년여가 지났지만 환승 대중교통과 주변 역세권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지난달부터 수원역과 영등포역에 KTX가 정차하면서 광명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국토해양부는 'KTX 광명역 활성화 대책'을 발표, 정차 횟수를 늘리고 연계 교통망 확충(신안산선, 월곶~판교 복선전철사업,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및 복합환승센터 착공을 빠른 시일 내에 이루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1년 12월 건설계획 발표 후 지금까지 미뤄지던 신안산선은 2012년께야 실시설계 시행이 예정돼 있어 언제 착공될지조차 미지수다. 월곶~광명~판교 복선전철 사업 역시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다 이제서야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인천 지하철 2호선 연장은 예비타당성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변 대중교통 이용에도 승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광명역은 하루 30번 정차하는 셔틀전철, 시내버스 16개 노선 및 15분마다 관악역 등을 왕복하는 셔틀버스가 연계 교통의 전부다. 광명역세권 개발도 지난 2007년에야 뒤늦게 착공, 올해말 완공 예정이지만 실제 역세권이 활성화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광명역정상화범시민대책위원회 백남춘 대표는 "역세권 개발 등이 지연되면서 수백억원의 혈세가 그대로 낭비되고 있다"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광명역을 시·종착역으로 결정했던 처음의 계획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