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오지희기자]'문화관광형 시장, 그린시장, 시장투어 시장'. 인천에는 별의별 전통시장이 다 있다.
전통시장에 대해 낡고, 칙칙할 것만 같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인천지역 전통시장과 지하도상가는 지금 낭만과 문화, 친환경이 살아 숨 쉬는 쇼핑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장터 한편에서 사진 전시회가 열리는 시장이 있는가 하면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된 녹색클린시장도 있고, 톡톡 튀는 캐릭터가 고객을 맞는 지하도 상가도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나, 유명 갤러리만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지는 않지만 이곳에는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맛이 있다. 추운 겨울, '정'이라는 가장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그곳, 사람 살이가 가득한 그곳, 인천지역 특화 전통시장으로 주말 나들이를 가보자. 장 보랴, 관광하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주말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되기 충분하다. 사람들로 들썩거리는 전통시장의 흥에 취하는 건 덤이 되겠다. ┃편집자주

■ 반백년 된 전통시장 문화를 입다
올해로 50살이 된 동구 송현시장은 인천 최초의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색다른 쇼핑의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점포수가 140여개인 그다지 크지 않은 시장이지만 이곳에 오면 여느 시장에서 느낄 수 없는 고급스러움과 전통시장 고유의 인심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송현시장 곳곳에는 사진기만 대면 그림이 되는 문화공간이 있다. 장을 보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하늘공원과 벽천공원, 조상들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우물공원, 북카페가 있는 솔마루 문화사랑방이 대표적인 곳이다. 솔마루 문화사랑방은 북카페이자, 이름 그대로 시장 고객들의 사랑방이다. 1월 개장을 앞두고 한창 준비 중에 있다.
이곳은 저렴한 가격에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그리고 때론 지역 작가들의 작품 전시장으로, 주말에는 주민 참여형 이벤트 공간으로 계획돼 있다.
북카페에는 아동용 의자와 수유실이 갖춰져 있어 자녀를 데리고 장보러 오는 새내기 주부들에게는 쉼터가 되기 충분하다. 주부들은 차를 마시고 아이들은 북카페 앞에 있는 우물공원에서 우물과 펌프 체험을 할 수 있다. (단, 겨울철에는 동파가 우려돼 운영하지 않는다.)

시장 한 곳에는 갤러리를 방불케하는 사진 전시공간도 있다.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마음만 먹으면 작품전을 열 수 있다.
송현시장은 해반문화사랑회의 동구 문화유산답사 코스에 포함돼 있다. 답사에 참여하면 골목 문화해설사로부터 시장의 역사를 들을 수 있고, 상인회에 문의하면 인근 맛집 추천도 받을 수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점포 위치와 인근 관광지 정보를 담은 송현시장 지도를 제작 중에 있다"며 "북카페에 비치해 놓고,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이 인천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갖고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 톡톡 튀는 캐릭터, 쇼핑객을 유혹하다
인천지하도상가에는 캐릭터 개발이 붐이다. 상가들은 캐릭터를 단순한 홍보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상품개발과 문화경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부평역지하상가와 부평중앙지하상가가 그 대표주자로, 이들은 올해 각각 '비니'와 '신비'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지하상가의 주 고객층인 학생과 젊은층 여성을 공략한 귀여움과 친근감이 캐릭터의 무기다. 상가들은 캐릭터를 디자인 요소로 삼아 인테리어를 하고, 활용성이 좋은 우편봉투, 쇼핑백 등으로 제작하고 있다.

중앙지하상가의 캐릭터 신비는 문구류 쪽으로 상품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비는 또 점포의 경영 수준을 고객에 알리는 매개체 역할도 할 예정이다. 상가측은 현재 신비의 트레이드 마크인 바람개비의 날개 수에 따라 점포의 등급이 매겨지는 우수점포 마크 인증제 개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상가 관계자는 "개별 점포의 경영방식이 상가 전체의 분위기와 소비자 만족도를 좌우한다"며 "상가에 활기를 불어넣는 문화경영을 하면서 개별 점포주의 경영의식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최근 이 두 곳은 지하상가 광장을 미술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시민들에게 새로운 쇼핑의 재미를 주고, 지역 예술인과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기 위해서였다. 앞으로 지하상가는 지역 오페라단, 사진협회 등 예술인단체가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무대를 수시로 제공할 계획이다.
노태손 부평중앙지하상가 대표는 "지하상가를 방문한 고객이 알뜰쇼핑을 하면서 수준 높은 문화생활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트센터, 영화관 등과 제휴를 맺어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며 "캐릭터를 응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기존의 상점가에서 볼 수 없는 문화행사를 개최해 인천을 대표하는 쇼핑메카를 만들겠다"고 했다.

■ 상상은 금물! 가보자 ★★ 인천시장
인천에는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독특한 시장이 많다.
그 중 첫 번째는 바로, 녹색클린시장이다. 서구 중앙시장은 전국에서 최초로 국비를 지원받아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한 클린시장이다. 태양열 집열판에서는 5.86㎾/h의 전기가 발생한다. 상인회는 이 전력으로 홍보용 광고판과 보안가로등 전기를 가동한다. 향후 중앙시장을 태양광으로 대형시계를 만들어 다양한 시청각 효과를 내는 해외 사례를 모델삼아 시장의 랜드마크가 되는 조형물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곳은 또 각 음식업 점포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를 재활용하는 지혜로운 시장이다. 상인들이 폐식용유를 모아 소비자단체에 보내면 소비자단체는 폐식용유로 비누를 만들어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고, 일부는 시장상인회에 증정한다. 상인회는 이 비누를 시장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들에게 선물로 주고 있다.
인천에는 시장투어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수도권 대표 어시장인 인천종합어시장이다. 어시장은 지난해부터 여름, 가을 시즌에 시장투어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만5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어시장 투어를 하고, 인천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코스다. 겨울에는 인천시티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어시장을 방문할 수 있다. 어시장 조합은 방문객들에게 어시장 미니 브리핑을 하고, 관광버스 운전기사에게 2㎏짜리 새우젓을 선물로 주고 있다. 시장투어, 시티투어 등의 프로그램으로 어시장을 찾는 관광차량은 평일은 평균 10여대, 주말에는 40대에 이른다.
향후 인천에는 글로벌 국제상인시장도 탄생하게 된다. 중구 신포동에 자리한 신포시장이다. 신포시장은 국제상인 유치를 위해 인삼과 커피를 비롯해 전통공예품을 판매하는 외국인 선호 매장을 집중화하고, 외국인을 위한 통역이 가능한 시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아직은 너무도 한국적인 신포시장이 국제시장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시장 나들이의 재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