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최해민기자]이번 겨울 강추위로 인한 난방비 상승으로 꽃 도매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수요가 급감, 화훼 유통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구제역 여파로 졸업식을 연기하는 학교까지 속속 등장하는데다 아예 졸업식이 생략될 거란 소문까지 돌면서, 화훼업계는 "졸업특수까지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한숨을 쉬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농수산물유통공사)화훼공판장. 경매가 끝난 공판장에는 간혹 도매상 매장 안팎을 기웃거리는 소매상 몇명만 눈에 띄었다.
설 연휴 후 첫 경매여서 자정부터 평소 물량의 3배 가까이가 공급됐지만, 이날 경매는 기대만큼 수요가 많지 않아 6시간 반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평소엔 물량에 따라 1시간 반이면 경매가 끝나는 경우도 허다했다.
연휴 덕에 이날 경매물량은 결국 동이 났지만 도매상인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화훼공판장의 성패는 소매상이 얼마나 물건을 팔고 재구매를 하느냐에 달려있는데, 올해는 절화 가격도 크게 오른데다 수요조차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우려가 앞선다는 설명이다.
절화 가격은 지난해 이맘 때 10송이 한 묶음에 1만2천원 정도 하던 장미가 올해는 1만6천원선까지 거래되고 있고, 프리지어도 지난해에 비해 30%정도 오른 1만8천원을 유지하고 있다.
화훼 업소를 운영하는 백모(36)씨는 "이번 겨울은 특히 추워서 화훼농가에서 공급된 절화 가격이 지난해 보다 30%나 올랐다"며 "졸업식에서 학부모들이 꽃다발값으로 10만원 가까이를 써 줄 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공판장 화훼도매상 김모(58·여)씨는 "올해는 특히 구제역 탓에 농촌학교에 졸업식이 생략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노점상이나 영업점에서 물량확보를 하러 오지 않을까봐 걱정"이라며 "화훼업계에선 연중 최고 특수기인데 올해는 특수도 실종된 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