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글┃조영상기자]
# 바람, 물과 함께 낭만이 넘실대는 강변을 따라
겨우내 '꽁꽁' 얼었던 한강도 수줍은 물줄기를 드러냈다.
하얀 눈에 덮인 강변길도 어느새 형형색색 제모습을 찾은 모습이다.
하남 미사리 한강변에 위치한 강변길은 중년들에게는 옛 추억을,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여전히 인기가 있는 곳이다.
강변길의 최대 묘미는 한강의 풍경을 보면서 시원한 강바람을 느끼며 여유롭게 걷는 것이다.
하남시청에서 시작해 덕풍천을 따라 선동축구장 그리고 나무고아원, 미사리조정경기장 길에 이르는 구간 20㎞를 모두 걷는데 5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나 기존 위례길과는 다르게 걷는 것이 조금 힘들면 다시 뒤돌아오면 된다.
하남시내를 관통하는 덕풍천을 따라 걷다보면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각양각색의 이름 모를 야생화와 우리에게 친근한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다. 봄에는 흐드러지게 핀 연분홍색 '벚꽃'을, 여름에는 하얗게 또는 분홍색으로 100일 동안 피고 지는 무궁화와 사랑하는 이를 100일 동안 기다리던 처녀의 정성으로 핀 꽃이라는 '백일홍'을, 가을에는 온 세상을 불태울 것만 같이 빨갛게 물든 '단풍'을, 겨울에는 나무 기둥에까지 새하얗게 꽃을 피운 '눈꽃'을 볼 수 있다.
한강변에 위치한 미사리 조정·카누경기장은 넓은 호수 주위를 따라 5㎞의 자전거 하이킹코스가 조성돼 있고 드넓은 잔디와 천혜의 울창한 자연녹지공간이 펼쳐져 있어 연간 1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찾아 자전거 하이킹과 소풍을 즐기고 있다.
또한 새로운 레저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경정'이 매주 수요일, 목요일에 열리고 있으며 토·일요일 주말에는 수상레저체험교실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강변길의 또하나의 매력은 푸른 물결과 억새밭을 사이에 두고 강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도심까지 이어진 강변길 자전거도로는 도심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한강의 물새들과 자전거가 춤의 경연을 하는 듯한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이곳 강변길에서는 인근에 위치해 있는 공수부대의 낙하산 훈련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창공을 가르며 내려오는 공수부대의 멋진 모습이 볼거리중의 하나다.
강변길 좌우 둔치에는 60만㎡의 억새밭이 파란 강과 어우러져 어느 꽃도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운 은빛 물결의 환상적인 춤사위를 벌이며 장관을 이룬다. 바람결을 타며 순결한 군무를 펼치는 억새밭을 사이에 두고 걷는 기분 또한 낭만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우리들에게 이름조차 생소한 '나무고아원'도 빼놓지 말아야 할 장소.
아름드리 나무들이 줄지어 정돈된 채 심어져 있는 모습 또한 걷는 위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곳 나무고아원은 하남시가 지난 1999년 시가지 버즘나무를 전통수종인 이팝나무로 교체계획을 수립하면서 이 고장에서 자란 나무는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기른다는 의지로 옮겨놨다. 이어 각종 공사로 오갈데 없던 나무들까지 옮겨졌는데 시에서는 이들 나무를 정성껏 보호 관리한 뒤 다시 공원의 조경수로 재활용하고 있다.
현재 메타세콰이어 등 39종에 5천500여 그루가 나무고아원에서 보호와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들에게 자연 식물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교육 공간으로도 충분하다.
매년 4월말부터 5월말까지 한강변 선동 축구장 부근 수초가 있는 습지와 여울목에서는 수많은 잉어떼들이 모여서 큰 새의 날갯짓 소리와 같이 '후두둑'하는 소리를 내며 산란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50∼60㎝의 어른 팔뚝만한 크기의 탐스러운 황금색 잉어들은 힘이 넘치는 듯 암컷 주위에 수컷 3∼5마리가 몰려서 암컷이 알을 낳는 순간 방정하기 위해서 경쟁을 벌인다. 이때 암수가 뒤엉켜 심한 물장구와 함께 경련을 일으키며 수면위로 튀어 오르거나 흙탕물이 튀는 역동적이고 감동적인 장관이 연출된다. 생명을 이어가는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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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교범 하남시장의 위례길 자랑 "학생엔 역사·자연을, 가족엔 추억 선물"
[경인일보=전상천·조영상기자]"하남 위례길은 하남 뿐만 아니라 수도권 시민들에게 건강을 제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교범(사진) 하남시장은 지난해 취임직후 가장 먼저 하남위례길 조성을 위한 공약 챙기기에 나섰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위례길을 가장 먼저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 시장은 길 구석 구석을 훤히 꿰뚫고 있다.
김 시장은 위례길 복원과 관련, "청정하남의 옛길을 복원해 현재의 길과 연결시켜 시민들이 걷기를 생활화한다면 시민들에게 건강을 선물하면서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일자리창출과 더불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생각해 공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남위례길은 '백제 하남위례성'이란 옛 지명의 역사적 유래를 담고 있다"며 "청정도시 하남에는 아름다운 강산과 어우러져 우리 삶의 문화와 역사가 녹아있어 보다 친근한 볼거리와 향수에 젖은 이야기가 많아 한번 걸으면 또 걷고 싶어질 것이다"고 자랑을 이어나갔다.
끝으로 "하남위례길은 가족과 연인에게는 추억을, 학생들에게는 역사와 자연을, 시민들에게는 건강을 선물해줄 것"이라며 "위례길 걷기대회와 사진전 개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위례길을 만들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