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김명호기자]3월, 봄이 오는 길목의 대이작도는 바람이 매섭게 불었다. 그러나 바람을 타고 오는 향긋한 바다냄새에서, 부두에서 한창 그물 손질을 하고 있는 어부들 속에서 봄이 머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1시간 남짓 달리면 갈 수 있는 섬 대이작도. 물이 빠지면 바다 한가운데 형성되는 모래섬인 '풀등'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196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 '섬마을 선생' 촬영지로도 이름난 곳이다.
섬마을 선생은 이작초등학교 계남분교에서 촬영됐다. 20여년전 폐교됐지만 이 분교에는 매년 5천여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인천 연안에는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섬들이 많다. 시도에는 슬픈연가', '풀하우스'의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있고 모도에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의 무대가 됐던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있다.
TV 드라마나 영화의 아름다운 배경은 연기자의 뛰어난 연기만큼이나 오랜 시간 기억에 남는다. 봄이 오는 길목, 이번 주말에는 연인과 친구, 가족들과 함께 오랜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는 인천 섬으로 이른 봄 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 봄 스토리1-대이작도
대이작도에는 작은풀안 해수욕장, 큰풀안 해수욕장, 계남해수욕장 등 하얀 백사장을 거닐 수 있는 곳이 많다. 특히 바다 한가운데 형성된 모래섬인 '풀등'은 연간 1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인천의 명소다. 바다 한가운데 만들어진 드넓은 사막을 걷는 느낌. 풀등 위에 있으면 누구나 이같은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섬에서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으로 알려진 혼성암 지대도 구경할 수 있다. 무려 25억년 전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니 그 세월이 실감나지 않는다.
김기덕 감독이 1967년 만든 영화 섬마을 선생의 촬영지인 계남분교도 이 섬에 있다. 20여년전 폐교된 뒤 복원되지 않아 아쉬움이 많은 곳이지만 매년 수천명의 관광객이 옛 영화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분교를 방문한다. 인천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이작도행 배편을 이용하면 갈 수 있다.

# 봄 스토리 2-시도
'슬픈 연가', '풀하우스'의 세트장이 있는 시도는 화살섬이란 뜻으로 살섬이라고도 불린다. 고려 말 이성계와 최영 군대가 강화도 마리산에서 신도를 과녁 삼아 활쏘기 연습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때부터 이 섬의 명칭이 살섬, 시도가 됐다고 한다.
슬픈 연가의 세트장은 시도 가장 높은 언덕에 있다. 지중해 연안에서나 볼 수 있는 하얀색 별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권상우, 김희선, 연정훈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정문 앞에 세워져 있어 기념촬영 장소로 인기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수기해수욕장에는 풀 하우스 세트장이 있다.
소나무 숲, 드넓은 백사장은 하루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물이 빠지면 드넓은 갯벌에서 바지락 등을 캘 수 있는 데다 세트장 옆에 세면장도 있어 세면도구와 호미 등을 준비하면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삼목선착장 방향으로 빠져, 1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신도행 여객선을 타면 갈 수 있다. 신도와 시도는 연도교로 연결돼 있다.

# 봄 스토리3-모도·영흥도
시도와 나란히 붙어 있는 섬인 모도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을 촬영한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이 섬 배미꾸미해변에 들어선 조각공원은 많은 연인들이 찾는 인천의 명소이기도 하다. 홍대 출신 조각가 이일호씨가 작업공간으로 사용하던 앞마당에 작품이 하나둘씩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조각공원이 됐다고 한다.
몽환적이고 성애(性愛)를 주제로 한 작품이 대부분인데 이런 특이한 조각상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 또 공원 주변에는 배미꾸미 카페 등 연인들이 바다의 정취를 느끼며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많아 '연인들을 위한 섬'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삼목 선착장에서 시도행 배를 타면 이 섬에 도착할 수 있다.
다리가 놓여 차로 갈 수 있는 섬 영흥도는 옹진군에서 백령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영혼이 충만한 섬이란 뜻을 가진 이 섬에는 십리포 해안과 장경리 해변 등 수도권에서 쉽게 갈 수 있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즐거운 인생의 촬영지로 소개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봄 스토리4-무의도
옷이 춤추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진 무의도(舞衣島). 서해의 알프스라고 불릴 만큼 풍광이 빼어난 섬이다. 무의도에는 호룡곡산(264m)과 국사봉(236m) 등 2개의 봉우리가 있다.
정상에 서면 수평선까지 넓게 펼쳐진 서해바다와 흩뿌려진 섬들을 조망할 수 있어 시원한 시야를 즐길 수 있다. 고려바위, 마당바위, 부처바위 등 기암절벽을 보고 있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서는 최지우와 권상우가 출연한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촬영됐다. 동화 속 장난감처럼 만들어진 별장 세트장이 시원하게 펼쳐진 해변과 잘 어울린다.
무의도 왼쪽에는 실미도가 있는데 물이 빠지면 하나개해수욕장에서 건널 수 있다.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실미도의 주 무대가 바로 이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