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파 미칠 지경이에요."
청라국제도시가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들은 수도권매립지를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인천 서구와 청라지구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청라지역 곳곳에서 메탄가스로 추정되는 악취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악취가 심하게 발생하는 시간대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다.
주민 강모(38·여)씨는 "밤 8시만 넘어가면 불쾌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데 아파트 창문도 열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며 "비가 한창 올 때는 덜 하다가 요즘들어서 심해지고 있는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청라지구에서 악취가 진동을 하고 있는 것은 인근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된 지난 7~8월 수해쓰레기의 부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 장마가 끝나고 온도가 높아지면서 매립된 폐기물의 분해가 왕성하게 이뤄져 가스발생량이 평소보다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8~9월의 주풍향인 '북서풍'까지 겹쳐 매립지 남쪽에 자리잡은 청라지구가 악취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비로 인해 갈라진 복토면에서 가스가 새고 있는 것과 함께 현재 매립이 진행중인 구역이 청라지구와 가까운 매립지 남측에 있다는 것도 또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09년 14건, 2010년 37건에 그쳤던 수도권매립지 악취관련 민원은 올해(8월 기준) 450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서구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측에 '제2매립장 복토면 상부 차수막 시공'과 '슬러지자원화시설 및 고화처리시설 밀폐화'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올해 행정처분을 받은 5개의 시설이 또다시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사용중지 명령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청라지구 주민들도 환경순찰반을 조직하고 구청 직원 등과 함께 악취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아파트연합회 임동민 이사는 "청라의 가치가 깎이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악취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9일까지 악취가 없어지지 않으면 주민공청회를 열어 수도권매립지공사 임원들로부터 직접 원인과 대책을 듣겠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공사 관계자는 "청라주민들이 외지에서 오다보니 처음 맡아보는 가스냄새에 심한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며 "악취발생은 어느 정도 인정하며, 악취저감을 위해 노후된 포집관로를 계속 교체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면 주민들에게 고지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지독한 매립지 악취… 청라의 '잠 못 드는밤'
오후 10시부터 '풀풀'… "쓰레기 냄새에 두통도" 항의민원 1년새 급증
입력 2011-09-0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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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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