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양자와 토지주가 마찰(경인일보 10월 6일자 20면 보도)을 빚고 있는 12층 규모의 안양역앞 현대코아(쇼핑센터)가 토지주에게 낙찰되자 수분양자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18일 수분양자 등에 따르면 문제의 건물이 7차례에 걸친 유찰 끝에 지난 13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진행된 8차 경매에서 토지주 A씨에게 53억여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수분양자들은 "분양자가 360명을 넘고 있는 가운데 건물이 헐값에 낙찰돼 그 피해 규모가 400억원을 넘는다"며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토지주 A씨가 건물을 헐값에 차지할 목적으로 '건축철거의 대집행문'을 법원에 제출하는 등 고의로 타인의 응찰을 막아 낙찰가를 크게 떨어뜨린 뒤 자신이 차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탄원서 등을 통해 "법원이 문제의 낙찰가를 최종 승인할 경우 수백여명의 수분양자가 막대한 피해를 입은채 추운 겨울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며 건물 매각 승인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들은 "청구인의(건물 철거) 판결과 관련 채무자 겸 소유자인 (주)하운산업이 항소를 청구해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경매는 다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수분양자들은 지난 14일부터 안양지원 정문 앞에서 매각 승인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문제의 쇼핑센터는 지난 1996년 지상 12층 규모(연면적 3만8천400㎡)로 초대형으로 착공됐으나, 이듬해 IMF한파와 함께 시행사가 부도나면서 67%의 공정만 진행된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2001년 9월 경매를 통해 감정가의 21%인 41억원에 소유권을 취득한 토지주가 2002년 4월 시행사, 시공사 및 상가 수분양자 360명을 상대로 '건축철거 및 대지인도 소송'을 제기해 2008년 12월 최종 승소했다.

토지주는 이와함께 판결에 따라 지난해 건물철거 대체집행을 신청했고, 건물도 경매절차를 밟아 지난해 6월 안양지원에서 248억2천만원에 첫 경매가 열렸으나 응찰자가 없어 모두 7번이나 경매가 유찰됐다.

한편 문제의 건물은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오고 가는 지하철 1호선 안양역앞에 위치한 가운데 외부 골조 공사만 한 채 13년째 방치되면서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안양/박석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