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사정은 안좋지만 눈높이는 높아진 대학생들을 위한 '창고형 맥주클럽'이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창고형 맥주클럽안에는 대형마트나 일반 술집에서는 보기 힘든 50여가지의 세계 맥주들이 커다란 냉장고 안에 들어있다. 손님들은 여기서 원하는 병맥주를 골라 직접 가져다 먹으면 된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안주를 굳이 시키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외부에서 가져온 안주를 먹어도 된다는 것이다.

이는 안주값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대학생이나 젊은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된다. 물론 창고형 맥주클럽안에서도 오징어·땅콩, 노가리 등 마른안주를 3~4가지 팔고 있지만 이곳을 찾는 손님들 대부분 안주를 시키지 않는다. 대신 기본으로 제공되는 팝콘만을 먹거나, 밖에서 치킨이나 피자·과자 등을 사가지고 들어와서 안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아주대생 임모(25)씨는 "창고형 맥주클럽에서는 일반 술집보다 2천~3천원 싼 가격에 호가든·아사히·기네스 등 세계 유명 맥주를 맛볼 수 있는데, 얼마 전에는 밖에서 피자 5판을 사가지고 와서 동아리 모임을 했다"며 "생맥주가 식상해진 우리같은 대학생들에겐 제격"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정모(24·여)씨도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는 창고형 맥주클럽에서 생일파티하는 게 유행"이라며 "종류별로 맥주를 선택해 친구들과 비교해가며 맛보는 것이 아주 재미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는 대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수원역 인근 상가와 수원 아주대 앞을 중심으로 창고형 맥주클럽이 빠르게 확산중이다. 인기가 많은 업체들의 경우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검토중에 있다.

아주대 근처에서 창고형맥주클럽 '맥주세일'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요즘엔 '호프'라 불리는 생맥주보다는 병맥주를 즐기는 대학생들이 주류를 이룬다"며 "술값보다는 안줏값에 부담을 더 느끼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창고형 맥주클럽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공지영기자